SK 600조원·현대차 125조원·LG 100조원 등
이 대통령 "규제 철폐 신속 처리하겠다"
"위험 투자 손실, 재정이 선순위로 감수"
[포인트데일리 박일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재계 총수들에게 규제 철폐를 신속히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 7대 그룹 총수들은 대미 투자가 늘어나더라도 국내 투자를 결코 위축시키지 않겠다며 수백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를 주재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여승주 한화그룹 부회장 등 7개 그룹 총수급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 "규제 철폐 신속 처리…위험 투자도 지원"
이 대통령은 기업 지원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여러분이 제일 필요한 게 규제 같다"며 "규제 완화, 해제, 철폐 중 가능한 것을 구체적으로 지적해 주면 신속하게 정리하겠다"고 했다.
연구개발(R&D)과 위험 영역 투자에 대해서는 새로운 방식의 지원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재정이 후순위 채권 발행을 인수한다든지, 손실을 선순위로 감수하는 등의 새로운 방식도 얼마든지 도입할 수 있다"며 "모험적인 투자를 강하게 할 수 있도록 그런 방식도 동원해 볼 생각"이라고 했다.
다만 국내 투자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혹시 대미 투자가 너무 강화되면서 국내 투자가 줄어들지 않을까 걱정한다"며 "비슷한 조건이라면 되도록 국내 투자에 지금보다 좀 더 마음 써 달라"고 요청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에서 참석자들과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윗줄 왼쪽부터 여승주 한화그룹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 대통령,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아랫줄 왼쪽부터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연합뉴스]](https://cdn.pointdaily.co.kr/news/photo/202511/280116_273094_228.jpg)
◇최태원 SK 회장 "용인에 600조원 투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가장 큰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혔다. "원래 2028년까지 128조원의 국내 투자를 계획했었다"며 "반도체 메모리 수요 증가와 공정 첨단화 등으로 투자비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최 회장은 "대충 추산컨대 용인만으로도 600조원 정도의 투자가 앞으로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고용 효과도 제시했다. 최 회장은 "반도체 공장 하나씩 오픈할 때마다 2000명 이상씩 추가 고용이 늘고 있다"며 "2029년까지는 연간 1만4000명에서 2만명 사이의 고용 효과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 "5년간 125조원 투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국내에서 연간 25조원 규모인 125조원의 투자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작년 계획(116조원) 대비 8조2000억원을 증액한 규모다.
세부 내역은 국내 R&D 및 기존 모빌리티 강화에 39조원, 소프트웨어정의차량(SDV)·AI·반도체·수소 에너지 등 미래 신사업에 50조원, 시설·설비 등에 36조원이다. 정 회장은 "금년 7200명 채용에 이어 내년에는 1만명 채용을 목표로 한다"고 덧붙였다.
◇구광모 LG 회장 "100조원 중 60%는 소부장에"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향후 5년간 예정된 100조원의 국내 투자 중 60%를 소재 부품 장비에 대한 기술 개발과 확장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협력사들과 함께 성장하는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구 회장은 "미국도 제조업 기반을 복원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 중남미, 인도 등도 자국 산업 기반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국내 산업 생태계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기 위한 노력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했다.
◇이재용 삼성 회장 "매년 6만명 국내 고용"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국내 투자 축소 우려에 대해 적극 해명했다. "그런 일이 없도록 삼성은 국내 투자 확대, 청년의 좋은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벤처기업과의 상생에 더더욱 노력하겠다"고 했다.
구체적인 고용 계획도 제시했다. 이 회장은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지만 지난 9월 약속대로 향후 5년간 매년 6만명씩 국내에서 고용하겠다"고 했다. 지역 균형 발전과 관련해서는 "삼성이 짓는 AI 데이터센터는 수도권 이외 지역에 짓는 것을 원칙으로 하겠다"고 약속했다.
◇정기선 HD현대 회장 "국내 15조원 투자"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향후 5년간 약 15조원 규모의 국내 투자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에너지·로봇 분야에 8조원 이상, 조선해양 분야에 7조원을 투입한다.
정 회장은 대미 투자와 국내 투자의 상호 보완성을 강조했다. "미국 조선업 재건 사업은 새로운 사업 기회를 포착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한국 국내 조선 산업도 미국 조선업을 확충해주는 과정에서 상호 호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준비하겠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에서 참석자들과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정기선 HD현대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명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여승주 한화그룹 부회장. 뒷줄 왼쪽부터 김용범 정책실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연합뉴스]](https://cdn.pointdaily.co.kr/news/photo/202511/280116_273095_45.jpg)
◇여승주 한화 부회장 "조선·방산 11조원 투자"
여승주 한화그룹 부회장은 "국내 조선·방산 분야에서만 향후 5년간 약 1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협력업체 매출이 2024년 9조원에서 2030년 21조원으로 2.3배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여 부회장은 미국 필리 조선소에 50억달러(7조원 이상)를 투자하지만, 이것이 국내 생산 기반 이전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한화 해운이 필리 조선소에 발주한 선박의 경우 선박 가격의 약 40%가 국내에서 공급된다"며 "미국 사업 확장을 통해 국내 조선 기자재 기업들이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을 이끌겠다"고 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국내 4조원 시설 투자"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국내 송도, 충북 오창, 충남 예산에 3년간 4조원을 시설 투자한다"고 밝혔다. 미국에는 2조원을 투자하지만 국내 투자 규모가 더 크다.
서 회장은 R&D 확대 계획도 제시했다. "R&D 비용을 현재 연 6000억원에서 내년부터 8000억원으로 늘리겠다"며 "수년 내 1조원을 넘어갈 텐데, 그러면 글로벌 상위 제약회사의 R&D 규모와 맞는다"고 했다.
◇"노사 대타협 필요"…재계도 화답
이 대통령은 노사 관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상호 보완적이고 상생적인 요소가 언제부터인가 너무 적대화되고 있는 것 같다"며 "터놓고 사회적인 대대적인 논쟁을 통해 일정한 합의에 이르러야 되지 않을까, 사회적 대토론과 대타협에 이르러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재용 회장은 "관세 협상 타결로 기업들이 크게 안도하고 있다"며 "후속 작업에도 차질이 없도록 정부와 적극 협조하겠다"고 화답했다.
관련기사
- 셀트리온 "R&D 비용 1조원까지 확대…글로벌 톱 수준"
- LG그룹 "국내 투자 100조원 중 60%는 소부장에"
- 현대차그룹 "향후 5년간 국내 125조원 투자"
- 정기선 회장 "미 해군 함정 공동 건조 추진"
- 한화 "조선·방산 분야 5년간 11조원 국내 투자"
- 최태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600조 투자"
- 삼성 "AI 데이터센터, 수도권 외 지역에 건설"
- 이 대통령, 재계 총수 만나 "규제 철폐 신속 처리"
- 재계 '국내 투자 사수' 선언…정부 규제 철폐로 화답
- 삼성·SK·현대차·LG, 국내에 800조 쏟는다…'코리아 마더팩토리' 선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