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시간 19일, 엔비디아 3분기 실적 발표
발표 전 'AI 거품론'에 美 3대 지수 하락해
젠슨 황 컨콜 발언으로 거품론 잠재울까

[포인트데일리 이준 기자] 오는 19일(현지시간)에는 엔비디아의 3분기(8~10월) 실적 발표가 이어진다. 엔비디아는 인공지능(AI)과 관련된 '대장주'로 국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과 밀접한 관계인 만큼 이번 컨퍼런스콜에 눈길이 쏠린다. 특히 최근 국내외 증시가 요동치는 요인으로 꼽히는 'AI 거품론'에 대한 발언이 주목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시장은 이날로 예정된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와 다음날 공개 될 지난 9월 고용 보고서 등 굵직한 행사를 앞두고 긴장하고 있다. 국내 역시 엔비디아의 3분기 실적과 가이던스(전망치)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이날 야후 파이낸스에 따르면 엔비디아의 3분기 주당순이익(EPS)는 1.25달러로 전년동기(0.81달러) 대비 54.3%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애널리스트 4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엔비디아의 매출 평균은 550억달러이며, 지난해(350억달러)에 비해 57.1%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엔비디아는 산업계에서 불고 있는 AI 전환(AX)에 필수적인 AI 칩 공급사 중 1위다. 국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칩 성능의 핵심인 고대역폭메모리(HBM)과 같은 고부가 메모리 반도체를 엔비디아에 대량 공급하고 있다. 즉 엔비디아의 발언에 따라 향후 글로벌 AI 산업의 시장성과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을 가늠할 수 있다.
최근 국내외 증시를 괴롭힌 것은 AI 거품론이다.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AI 관련 투자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나, AI의 수익성과 기술성에 대한 의구심이 상존하고 있다. '제미나이' 등을 운영하고 있는 구글의 최고경영자(CEO) 순다르 피차이 또한 최근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과도한 투자를 하는 순간들이 있다"며 "AI도 마찬가지"라고 말하며 거품론에 대해 불을 지폈다.
이에 1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각각 1.07%, 0.83%, 1.21% 각각 하락한 채로 마감했다. 19일 국내 코스피 지수 역시 영향을 받아 한때 3900포인트 아래로 내려갔으며, 전일에 비해 0.61% 떨어졌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엔비디아의 지분을 매각하고 차익을 실현하는 기세가 드세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올해 들어 35% 가량 증가했으나, 이달에만 10% 가량 하락했다. 현지 매체로부터 최근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에 이어 미국의 벤처 투자자 피터 틸도 엔비디아의 주식을 전량 처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다만 소프트뱅크의 경우 매각 자금이 AI에 투입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안소은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리포트에서 "(이에) 부정적이지만은 않다"며 "젠슨 황 CEO 역시 AI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증가할수록 엔비디아의 기업 가치는 높아질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수주 소식을 밝히며 거품론 잠재우기에 나섰다. CNBC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최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엔비디아 개발자행사(GTC)에서 젠슨 황 CEO는 "2026년까지 5000억달러(한화 약 733조원) 주문이 이미 확보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지난 2025년회계연도(2024년 2월부터 2025년 1월까지) 매출(1305억달러)의 약 3.8배 수준이다.
엔비디아의 3분기 컨퍼런스콜 내용에 따라 '깐부'(짝궁)로 격상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향도 불가피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고 있다. 최근 양사는 범용 메모리 가격 상승과 HBM 수요 확대 등에 힘입어 3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냈으며, 4분기 역시 호실적이 기대된다.
이날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결 기준 삼성전자의 올해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추정치)는 14조271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약 2배 이상 성장한 규모다. SK하이닉스는 약 73% 오른 14조229억원으로 집계됐다. 26개 기관을 종합한 목표 주가는 각각 13만5654원(19일 정규장 종가 9만6500원), 73만385원(56만2000원)이다.
한편 양사는 HBM4(6세대) 제품에서 엔비디아가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데이터 처리 속도 10Gbps 이상 등 조건을 충족해 차질없이 공급할 것으로 전망된다. 황 CEO는 지난달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행사에서 "우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둘 다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HBM4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 '루빈'에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루빈은 내년 하반기 본격적으로 양산에 돌입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