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회 "미국 2조원·국내 4조원 투자"
"바이오 원부자재 국산화율 더 높이겠다"
스타트업 펀드 5000억→1조원 규모 확대 계획
"AI 원격진료로 전 세계 가장 큰 병원 만들 수 있어"

[포인트데일리 박일한 기자]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미국에 2조원, 국내에 4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연구개발(R&D) 비용을 수년 내 1조원까지 확대해 글로벌 상위 제약회사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서 회장은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이번에 지켜보니 대단하셨다. 대통령님의 백전불굴 애국심"이라며 "오늘 아침에 미국에 있는 로비스트들이 '너네 나라 좀 대단하다'고 하더라. 진심으로 존경한다"고 말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미 투자 계획을 설명했다. 서 회장은 "미국 정부가 원하는 대로 미국은 미국에서 만들어 팔겠다. 그러면 2조원 든다"고 했다. 이미 회사를 인수했고 연말에 공장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국내 투자도 대폭 확대한다. 서 회장은 "국내 송도, 충청북도 오창, 충남 예산에 3년간 4조원을 시설 투자한다"고 밝혔다. 송도, 오창 등의 밸런스를 맞출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지역 균형 발전에 대한 고민도 나눴다. 서 회장은 "지방 투자 시 가장 어려운 점은 지방 근무를 좋은 인력이 안 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했다. 지방 정부와 협력해 이 문제를 풀고 "대표적인 케이스를 만들어서" 지역 균형 발전에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국산화에도 박차를 가한다. 서 회장은 "수입되는 바이오 약품 원부자재가 많았는데 더 가열차게 해서 국산화율을 더 높이겠다"고 했다.

R&D 투자도 대폭 확대한다. 서 회장은 "5000억원 규모의 스타트업 펀드를 정부 정책에 따라 1조원까지 규모를 키우겠다"고 밝혔다. R&D 비용은 현재 연 6000억원에서 내년부터 8000억원 정도를 쓴다고 했다. "수년 내 R&D 비용이 1조원을 넘어갈 텐데, 1조원 이상 하면 글로벌 상위 제약회사의 R&D 규모와 맞는다"고 설명했다.

규제 관련 요청도 있었다. 서 회장은 "제약 쪽은 규제를 완화하는 게 아니라 글로벌 스탠더드로 맞춰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유럽이 임상 데이터를 공유하는 단계에 한국도 참여하면 "우리나라 많은 제약회사들이 임상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며 정부 지원을 요청했다.

AI 헬스케어 신사업 아이디어도 제안했다. 서 회장은 "AI 플랫폼을 전제로 전 세계를 대상으로 원격 진료를 하면 전 세계 가장 큰 병원이 한국에 있는 것"이라고 했다. 데이터센터는 한국에, 본사는 미국에 차리는 방안을 언급했다.

건강 검진 분야도 주목했다. 서 회장은 "미국, 유럽에 없는 게 건강 검진"이라며 "AI 시대를 활용해 자가 검진 플랫폼을 만들 수 있다. 헬스케어 쪽 수요가 상당히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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