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주요 계열사 영업익 전년비 25% 증가
삼성SDI·호텔신라 등은 실적 발목
이익 전자 쏠림 현상은 여전

[포인트데일리 윤은식 기자] 반도체가 살아나자 삼성 전체 실적이 살아났다. 그룹 전체 이익의 90% 가까이를 전자가 책임지며 수익성이 확대됐다. 삼성SDI와 호텔신라가 발목을 잡았지만, 전자를 필두로 중공업과 주요 계열사들이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며 그룹 전체 이익 개선을 견인했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올라온 올해 3분기 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SDS 등 삼성 주요 계열사 10곳의 영업이익은 총 13조671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조9622억원에 비해 24.72% 증가했다. 금액으로는 2조7097억원 늘었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반도체의 힘'...그룹 전체가 살아났다 = '반도체' 힘으로 삼성전자에 훈풍이 몰아쳤고 삼성중공업도 제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지난해 9조1834억원에서 올해 12조1661억원으로 4분기 만에 영업익 10조원대로 복귀했다. 메출도 1년 전과 견줘 8.8% 늘어난 86조617억원을 기록하며 분기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1등 공신은 삼성전자 전체 영업익의 5분의 3을 책임진 반도체였다. 반도체는 3분기 매출 33조1000억원, 영업이익 7조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율은 21.2%를 달성했다.

인공지능 서버용 고대역폭매모리(HBM3E)와 고밀도 DDR5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며 메모리 평균판재단가(ASP)다 상승했다.

재고 부담과 일회성 비용도 크게 감소하며 원가구조도 개선됐고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에서도 가동률 상승과 고부가공정 수요 확대로 삼성잔자 주머니가 두둑해졌다.

◇실적 곤두박질 삼성SDI·최대 매출 삼성전기...엇갈린 부품계열사 =  부품계열사인 삼성SDI는 곤두박질 쳤다. 매출은 1년 전 보다 20%넘게 줄었고 수익성은 4개분기 연속 영업손실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주력 사업인 배터리 부문에서 맥을 못추고 있다. 배터리 부문 매출은 2조82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3.2% 줄었다. 영업손실도 6301억원이다. 

다만 삼성SDI가 최금 테슬라에 최소 3년간 매년 약 10기가와트시 수준의 에너지저장장치용 배터리 공급을 검투중인 것으로 알려져 연간 1조원 이상의 매출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삼성SDI는 공시를 통개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또다른 부품계열사 삼성전기는 인공지능과 전장의 힘으로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삼성전기는 실적 발표자료를 통해  AI·전장·서버 등 고부가제품 수요 증가로 산업·전장용 MLCC 및 서버용 FCBGA 등 공급을 확대해 전년 동기 및 전 분기 대비 매출 및 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기의 올해 3분기 매출은 2조8890억원, 영업이익 2603억원으로 1년 전과 견줘 각각 10%, 16% 늘었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전경.  사진=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전경. 사진=삼성중공업

◇삼성重, 진격의 성장세...삼성물산, 다각화 포트폴리오로 실적 선방 = 삼성중공업의 성장세는 뚜렷하게 나타났다. 저선가 컨테이너 매출 감소와 고수익 선종인 해양부문 매출이 증가하는 제품 믹스 개선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9% 증가했다.

삼성물산은 다각화한 사업포트폴리오 바탕으로 3분기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했다. 부분별로 보면 건설부문은 매출 3조900억원, 영업이익 111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과 견궈 각각 1조3920억원, 1250억원 줄어들었다. 하이테크를 비롯해 대규모 프로젝트 마무리 영향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감소했다고 삼성물산은 설명했다.

상사부문 실적은 매출 3조 8850억원, 영업이익 760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지난해 3분기보다 6990억원 급증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0억원 늘었다. 화학, 비료 등 트레이딩 물량확대로 전년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했다.

패션 부문은 매출 4450억원, 영업이익 120억원으로 매출은 지난해 3분기보다 120억원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0억원 감소했다. 계절적 비수기와 더딘 소비심리 회복으로 이익이 감소했다.

삼성SDS는 클라우드 사업의 성장에도 물류시장 둔화로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소폭 감소했다. 삼성SDS의 3분기 매출은 3조3913억원, 영업이익은 232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5%, 8.1% 줄었다.

◇그룹 이익의 80% '전자에 쏠림'…삼성의 양극화 구조는 여전 = 올해 3분기 삼성 주요 계열사 10곳의 영업이익 13조6719억원 가운데 삼성전자가 차지한 비중은 88.9%에 달한다. 그룹 전체 이익의 10분의 9가 전자에서 발생한 셈이다. 반도체 경기 회복으로 삼성전자 실적이 급반등했지만, 다른 계열사들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전자 의존도’는 오히려 높아졌다.

이익의 쏠림 구조는 ‘호실적의 양면성’을 보여준다. 삼성전자의 반도체가 살아나면서 그룹 전체 이익이 회복됐지만, 비전자 계열의 체질 개선이 더디다는 평가다. 특히 SDI와 호텔신라, 생명 등 주력 비제조 계열의 실적 변동성이 커 그룹 전체의 안정적 포트폴리오 구축이 과제로 꼽힌다.

HBM3E, DDR5 등 고부가 메모리의 호황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공급 확대에 따른 가격 조정 국면이 오면 다시 수익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삼성전자가 4분기에도 반도체 힘으로 이익 실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지만 비전자 계열의 경쟁력이 강화돼야 그룹 전체의 질적 성장으로 이어질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에 반도체 호황이 끝나도 흔들리지 않은 포트폴리오 구축이 이재용의 삼성이 넘어야할 과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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