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법인 상반기 순이익 전년比 21.6% 증가…인니 호실적 견인
미국 증권사·인니 은행 지분인수…글로벌 종합금융사 도약

[포인트데일리 김종혁 기자]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한국 경제와 자본시장이 구조적 대전환기에 진입했다. 정부는 국력 세계 5위와 국민소득 5만달러, 코스피 5000포인트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 과제를 야심 차게 제시했지만, 한국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은 녹록지 않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미국 정부가 촉발한 관세 전쟁 등 대내외 악재로 국내 경제 성장률은 2030년대 1%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를 극복하고 한국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은 제도 개편과 규제 혁신이다. 포인트데일리는 창간 9주년을 맞아 [대전환기 한국경제, 혁신에서 길을 찾자]를 통해 한국 경제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편집자 주>
한화생명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쌓아온 성과에 이어 미국으로 금융영토를 넓히며 보험업계 해외진출의 새 이정표를 세우고 있다.
국내 보험사 중 최초로 인도네시아 은행 인수에 이어 선진 금융시장인 미국 증권사 인수를 마무리하는 등 공격적인 인수합병(M&A) 전략을 통해 글로벌 종합금융사 도약에 나섰다.
◇해외법인 상반기 순익 전년比 21.6% 증가…인니 호실적 견인
한화생명은 국내 생보사 중 가장 먼저 베트남 시장에 진출해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사업을 확대하며 미래 먹거리 확보에 나서왔다.
지난 2009년 한화생명 베트남법인이 영업을 개시했으며 2013년엔 한화생명 인도네시아법인이 출범했다. 현지 우수인력을 적극 채용하고 문화적 장벽을 낮추는 '현지화' 전략을 바탕으로 각국에서 영업활동을 펼치고 있다.
아울러 한화생명 인도네시아법인은 지난 2023년 3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현지 손해보험사 지분을 인수했다. 이를 통해 인도네시아 재계 순위 6위의 리포그룹이 소유했던 리포손해보험의 지분을 59.5%까지 확대했다.
이들 3곳의 한화생명 해외법인이 벌어들인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도 총 353억원으로 전년 동기(291억원) 대비 21.6% 증가했다. 특히 인도네시아에서의 사업 호조가 해외법인 실적을 견인했다.
우선 리포손보는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92억원으로 1년 전(24억원)보다 3.8배가량 급증했다. 주력 사업인 건강상해보험 판매가 호조를 보였으며 수익성 강화를 위해 상품 수익성이 높은 기업간거래(B2B) 방식의 재물보험을 확대한 결과다.
한화생명 인도네시아법인도 올해 상반기 1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전년 동기(39억원 순손실) 대비 흑자로 전환했다. 현지 대도심 지역을 중심으로 보유조직의 양적, 질적 개선을 추진해왔으며 개인채널 외에도 방카슈랑스, 단체채널 등 채널을 다변화했다.
한화생명 베트남법인은 국내 보험사가 단독 출자한 해외법인 가운데 최초로 지난 2023년 설립 이후 누적 흑자를 기록했으며 지난 2019년부터 올해까지 7년 연속 연간 흑자 달성이 유력한 상황이다.
상반기 베트남법인의 순이익은 259억원으로 1년 전(306억원)보다 15.0% 줄었지만 영업수익은 747억원으로 전년 동기(706억원)보다 5.8% 늘면서 동남아 핵심 거점으로서 매출 성장을 이어갔다.

◇보험업계 최초 미국 증권사·인니 은행 지분인수…글로벌 종합금융사 도약
한화생명은 동남아를 거점으로 보험 영토를 넓히는 것에 이어 최근 해외 현지 은행 및 증권사 인수를 완료하며 글로벌 금융 포트폴리오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6월 한화생명은 인도네시아 리포그룹이 보유한 '노부은행'의 지분 40%를 확보해 국내 보험사 중 최초로 해외 은행업에 진출하게 됐다. 지난해 5월 리포그룹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지 약 1년 만에 지분 인수를 최종 마무리했다.
노부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 3조원 규모의 인도네시아 중견 은행으로 연간 순이익은 지난 2023년 120억원에서 지난해 279억원으로 2.3배 이상 증가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화생명은 노부은행의 기존 오프라인 영업망을 활용해 현지 시장에 최적화된 방식으로 리스크 분산 및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또 30세 이하 인구가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인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젊은 고객층을 중심으로 리테일 영업에 나설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한화생명은 지난해 11월부터 추진해왔던 미국 증권사 '벨로시티'의 지분 75% 취득도 지난 7월 마무리 지었다. 이 역시 국내 보험사가 글로벌 자본시장의 중심부인 미국 증권시장에 진출한 최초의 사례다.
미국 뉴욕을 거점으로 한 벨로시티는 금융거래 체결 후 자금이 실제로 오가는 청산·결제 과정을 직접 처리하는 데 특화된 증권사다.
지난해 기준 벨로시티는 약 1조6700억원 규모 자산을 보유했으며 최근 3년간(2022~2024년) 연평균 매출 성장률(CAGR)이 25%를 기록하는 등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화생명은 기존 벨로시티 경영진과의 협업을 통해 조기 사업 안정화를 추진하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해 지난해 12월 출범한 한화인공지능(AI)센터와 한화자산운용 미주법인 등과 협력해 금융과 기술이 결합된 시너지를 키워 나갈 방침이다.
그동안 공들여온 동남아에서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다져가는 가운데 미국 증권사와 인도네시아 은행을 인수하는 데 성공하며 한화생명의 해외 진출 전략이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동남아에서는 리테일 금융, 미주에서는 플랫폼 기반의 투자 기능을 고도화하며 전략적 거점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며 "디지털 기술과 글로벌 파트너십을 결합해 글로벌 고객에게 종합금융 솔루션을 제공하는 브랜드로 도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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