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DB손보 해외 보험수익 4180억원…손보업계 전체의 41% 차지
미국 지역별 맞춤형 사업·상품 운영…5년 새 해외 보험수익 2배 증가
베트남 현지 점유율 10위권 손보사 3곳 확보…조기 시장 안착

[포인트데일리 김종혁 기자]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한국 경제와 자본시장이 구조적 대전환기에 진입했다. 정부는 국력 세계 5위와 국민소득 5만달러, 코스피 5000포인트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 과제를 야심 차게 제시했지만, 한국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은 녹록지 않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미국 정부가 촉발한 관세 전쟁 등 대내외 악재로 국내 경제 성장률은 2030년대 1%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를 극복하고 한국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은 제도 개편과 규제 혁신이다. 포인트데일리는 창간 9주년을 맞아 [대전환기 한국경제, 혁신에서 길을 찾자]를 통해 한국 경제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편집자 주>
DB손해보험이 40여 년간 세계 금융의 중심지인 미국에서 쌓아온 성과를 바탕으로 베트남 등으로 활동 무대를 넓히며 손해보험업계에서 해외사업에 가장 두각을 보이고 있다.
미국에서는 사업역량을 기반으로 지점형태 사업구조를 구축·확대하고 있으며 베트남에서는 현지회사 인수를 통한 빠른 시장 안착을 도모하며 해외에서 미래 먹거리를 발굴해 나가고 있다.
◇상반기 DB손보 해외 보험수익 4180억원…손보업계 전체의 41% 차지
DB손보는 국내 보험시장 포화와 인구 감소 등 미래 성장동력 둔화에 대비하고 '제2의 내수시장'을 확보하기 위해 글로벌 성장전략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DB손보가 거둬들인 해외 보험수익은 4180억원으로 1년 전(3355억원) 대비 24.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손보업계가 벌어들인 해외 보험수익(1조180억원)과 비교했을 때 41%에 육박한다.
적극적인 해외진출 전략에 따라 DB손보의 해외 보험수익은 지난 2021년 3317억원에서 △2022년 4440억원 △2023년 5710억원 △2024년 7249억원으로 최근 5년 사이 2배 이상 늘어났다.
DB손보가 해외사업에서 가장 공을 들이는 지역은 세계 금융의 중심지인 미국이다. DB손보는 지난 1984년 괌 지점 개소를 시작으로 미국 내 캘리포니아·뉴욕·하외이 등 4개 지점을 운영하며 40여년 동안 미국을 핵심 거점시장으로 적극적으로 공략해왔다.
해외 성과의 배경으로는 현지인 중심의 철저한 '현지화' 영업전략과 더불어 미국 주(州)별 규제와 특성을 고려한 지역별 사업 운영방식과 맞춤형 상품 출시 등이 꼽힌다.

◇미국 지역별 맞춤형 사업·상품 운영…현지 보험사 인수 타진
가장 먼저 설립된 괌 지점은 자동차·주택화재보험 등 가계성 상품부터 콘도·호텔·쇼핑센터 등 대형 상업용 재물보험 상품까지 다각화된 상품군을 보유했다.
특히 정부물건 및 대형 상업용 시장을 공략해 기존 일본계 보험사(도쿄마린, 아이오이)와 미국계 보험사(AIG)가 취급하던 계약들을 DB손보가 적극 인수하며 외형을 확대했다.
지난 2006년 개소한 하와이 지점은 한국인의 가장 큰 장점인 빠른 업무처리로 고객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모든 프로세스가 느린 휴양섬 특성상 통상적으로 3~5일 소요되는 계약 안내 및 배서 처리를 1일 이내로 단축시킨 사례가 대표적이다.
아울러 지난 2009년과 2011년에 각각 설립된 캘리포니아 지점과 뉴욕 지점의 경우 적극적인 상품 포트폴리오 및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캘리포니아 지점의 경우 지난 2020년 주택보험시장에 진출했으며 2021년에는 텍사스주에서 자동차보험시장, 지난해에는 애리조나주 일반보험시장으로 사업을 확장시켰다.
뉴욕 지점은 재물·배상책임담보 상품과 개인 대상 주택종합보험을 제공하는 데 이어 지난 2018년 오하이오주, 2019년 인디애나주, 2020년 펜실베니아주에서 자동차보험시장에 진출했으며 지난해엔 뉴저지와 메사추세츠주에서도 영업을 개시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6월 DB손보는 미국 플로리다주에 위치한 현지 보험사인 '포르테그라'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포르테그라는 특수보험·차량서비스 계약 등 자동차보험에 특화된 보험사로 지난해 말 기준 약 7조2800억원의 자산을 보유했다.
DB손보는 포르테그라에 대한 실사를 마무리한 후 인수 여부 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인수 결정 시 미국 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베트남 현지 점유율 10위권 손보사 3곳 확보…조기 시장 안착
DB손보는 미국 뿐만 아니라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동남아시아 시장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다만 진출 방식에 있어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동남아의 경우 선진 금융시장인 미국과 비교했을 때 외국계 보험사에 대한 규제 등 높은 진입장벽과 사업 리스크가 존재한다. 이로 인해 지점형태로 진출한 미국과 달리 동남아 현지사의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을 적극 채택하고 있다.
특히 국내 보험사들이 진출해 있는 베트남 시장에서 DB손보는 비교적 후발주자로 평가된다.
하지만 현지사 지분인수 방식의 전략을 통해 사업 안정성을 높이고 기존 영업 인프라 활용도를 극대화해 베트남 시장에 빠르게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DB손보는 지난 2015년 베트남 손해보험사인 PTI사의 지분 37.3%를 인수하며 베트남 시장에 뛰어들었다. 인수 당시 현지 시장점유율 5위였던 PTI사에 베트남 최초로 한국형 선진 방카슈랑스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사업역량을 강화했고 현지 시장점유율 3위로 성장시켰다.
지난해에도 DB손보는 베트남 현지 손보사 BSH와 VNI 지분을 각각 75% 인수했다. VNI과 BSH의 현지 시장점유율은 각각 9위와 10위로 평가받는다.
기존의 PTI를 포함해 베트남 현지 10대 손보사 가운데 3곳의 지분을 확보해 실질적인 사업운영을 맡고 있으며 이들의 외형을 합하면 현지 점유율 2위 수준에 달한다.
보험업계에서 해외 진출이 주요 과제로 부상한 가운데 DB손보가 미국과 베트남에서 쌓은 성과를 기반으로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더욱 적극 나설 전망이다.
DB손보 관계자는 "국내 인구증가율 감소 등으로 보험시장 성장의 한계 직면하며 국내 경쟁체제에서 탈피해 차별화된 글로벌 성장전략을 모색하게 됐다"며 "선진시장인 미국부터 신흥시장인 동남아까지 진출한 지역마다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