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해외 현지법인 보험료수익 3738억…전년比 37.1% 증가
싱가포르 현지법인 '삼성리', 상반기 전체 현지법인 실적 71% 담당
삼성화재, 캐노피우스사 지분 확대…보험선진시장 북미·유럽 공략

[포인트데일리 김종혁 기자]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한국 경제와 자본시장이 구조적 대전환기에 진입했다. 정부는 국력 세계 5위와 국민소득 5만달러, 코스피 5000포인트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 과제를 야심 차게 제시했지만, 한국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은 녹록지 않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미국 정부가 촉발한 관세 전쟁 등 대내외 악재로 국내 경제 성장률은 2030년대 1%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를 극복하고 한국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은 제도 개편과 규제 혁신이다. 포인트데일리는 창간 9주년을 맞아 [대전환기 한국경제, 혁신에서 길을 찾자]를 통해 한국 경제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편집자 주>
삼성화재가 아시아 금융허브인 싱가포르와 선진 보험시장인 유럽·북미시장을 중심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보험업계의 해외진출의 중요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해외 현지법인과 현지사 지분투자를 병행하는 삼성화재의 '투트랙' 전략이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세계 3대 재보험 허브 '싱가포르'…삼성리, 전체 현지법인 실적 71% 담당
국내 보험산업이 시장 포화상태에 다다르고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감소 국면에 접어들면서 삼성화재는 적극적인 해외진출을 통해 신성장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삼성화재는 해외 현지에 법인을 설립하고 직접 시장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싱가포르·유럽·베트남·인도네시아 등에 진출해 있다. 지난 1996년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2022년에는 베트남, 2011년엔 유럽과 싱가포르에 진출해 해외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이들 4곳의 삼성화재 해외 현지법인들이 벌어들인 올해 상반기 보험료수익은 총 3738억원으로 전년 동기(2727억원) 대비 37.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유럽법인은 보험료수익 489억원으로 1년 전보다 85.7% 급증했으며 베트남법인과 인도네시아법인도 각각 393억원, 189억원을 기록해 43.3%, 32.3%씩 증가한 실적을 냈다.
특히 싱가포르법인인 '삼성리(Re)'는 상반기 보험료수익 2668억원을 기록해 1년 전(2047억원)보다 30.3% 늘어났으며 전체 해외 현지법인 실적의 71%를 담당하는 핵심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런던, 버뮤다와 함께 전세계 3대 재보험 허브로 꼽힌다. 재보험이란 보험사가 인수한 거액의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드는 '보험사를 위한 보험'으로 삼성리는 보험산업의 인적·물적 인프라가 집중된 싱가포르의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재보험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삼성리는 지난 2021년부터 보험료수익이 5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특히 지난해를 기점으로 큰 폭의 성장세가 나타나고 있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삼성리에 1708억원 유상증자를 단행해 자금확충에 나섰으며 본사와 삼성리로 이원화됐던 재보험사업을 삼성리로 통합·재편해 힘을 실었다.
이러한 사업 확장과 포트폴리오 효율화를 통해 삼성리의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됐으며 지속적인 성장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화재, 캐노피우스사 지분 확대…보험선진시장 북미·유럽 공략
삼성화재는 현지법인 설립뿐만 아니라 현지사에 전략적인 지분투자와 합작을 통한 ’인오가닉(Inorganic) 방식을 병행하는 '투트랙' 해외진출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지분투자 및 합작을 통한 해외진출은 이미 구축된 현지의 인력과 네트워크 등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또 기존 경영진과의 협력을 통해 현지 감독당국의 규제 리스크를 줄일 수 있으며 현지 시장에서의 조기 안착을 도모할 수 있는 전략으로 부각되고 있다.
삼성화재는 영국·중국·베트남 등에 지분투자 및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진출했으며 이중 영국의 캐노피우스사가 핵심 거점으로 꼽히고 있다. 캐노피우스사는 재물·해상·재보험 등을 인수하는 특종보험사로 영국 로이즈시장의 5위권 보험사다.

삼성화재는 지난 2019년과 2020년 두 차례에 걸쳐 캐노피우스사의 지분을 투자해 현재 18.86%의 지분을 보유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캐노피우스사가 벌어들인 순이익은 전년 동기(2148억원) 대비 19.7% 증가한 2571억원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삼성화재는 지난 6월 캐노피우스사의 지분 21.17% 추가 투자를 단행했다. 관련 절차가 마무리되면 삼성화재의 지분은 40.03%까지 확대될 예정이며 캐노피우스사를 통해 북미·유럽시장을 공략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또다른 진출지인 중국과 베트남에서의 성과도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화재는 중국 현지사와 세운 합작법인인 삼성재산보험유한공사의 지분 37%를, 베트남의 손해보험사 피지코(PIJICO)의 지분 20%를 보유했다.
상반기 삼성재산보험은 순이익 57억원을 올려 전년(63억원 순손실) 대비 흑자 전환했으며 피지코도 순이익 61억을 거둬 1년 전(57억원) 대비 7.0% 증가했다.
삼성화재가 올해 경영 키워드로 압도적인 선두인 '초격차 2.0'을 제시하고 이를 위한 과제 중 하나로 글로벌 사업 본격화를 내세운 가운데 해외진출 성과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아시아 금융허브인 싱가포르 현지법인과 함께 캐노피우스사 지분 확대를 통한 북미·유럽시장 공략을 더욱 가속화하며 삼성화재의 해외 성과 확대를 견인해나갈 전망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다양한 글로벌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경영 성과의 안정성을 제고하고자 한다"며 "삼성리를 중심으로 한 아시아 시장 공략과 로이즈 중심의 북미 유럽시장 공략으로 글로벌 비즈니스 밸류체인을 본격적으로 만들어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