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인트데일리 창간 9주년 [대전환기 한국경제 '혁신'에서 길을 찾자]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로 국내 연 매출 2조 돌파
미국 이어 영국, 일본, 중국 등 글로벌 시장 차례로 진출
렉라자로 폐암 완치…역대 상반기 중 첫 매출 1조 돌파
'제2 렉라자' 찾기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 구축 활발

한국 경제는 지난 몇 년간 코로나19 후유증으로 큰 홍역을 겪었고 최근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압박에 직면해 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디지털 전환, 기후 변화 등 복합적 도전 속에서 우리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혁신을 무기로 국내외 산업 파고를 헤쳐나가야만 한다. 이제 혁신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조건이자, 한국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 원동력이다. 포인트데일리는 창간 9주년을 맞아 [대전환기 한국경제 '혁신'에서 길을 찾자] 기획을 통해 대전환기 한국경제가 나아갈 길을 모색하고 혁신의 해법과 함께 생존의 방향성을 고민해본다. [편집자 주]
[포인트데일리 송가영 기자] 국내 전통 제약사인 유한양행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를 발판 삼아 국내 제약 시장에서 매출 1위 자리에 올랐다. 국내를 비롯해 글로벌 전역에서 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유한양행은 렉라자의 뒤를 이을 차기 제품 개발에 더욱 주력한다.
◇ 렉라자, 美 이어 英·日·中까지 진출…뛰어난 리브리반트 병용 효과도 입증
유한양행은 내년이면 창립 100주년을 맞는 국내 전통 제약사 중 하나다. 그동안은 1933년 자체 개발한 '안티푸라민'이 대표 제품으로 꼽혔지만 최근에는 렉라자가 유한양행을 대표하는 제품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렉라자는 국내 바이오기업 오스코텍 자회사 제노스코의 기술을 도입해 개발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다. 이후 지난 2018년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에 기술 수출한 이후 J&J의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와 병용요법으로 지난해 8월 미국 식품의약청(FDA) 허가를 획득해 현지 출시했다. 국내에서는 2021년 첫 허가 이후 2023년부터 1차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렉라자는 지난 3월 △영국 △일본 △캐나다 등에서 승인 받았고 지난 5월에는 일본에서 본격적으로 처방이 시작됐다. 또 지난 7월에는 중국에서도 승인을 받았다.

렉라자가 글로벌 주요 시장에 원활한 진출이 가능했던 이유는 약물 자체의 뛰어난 효능·효과 때문이다.
렉라자는 기존 폐암 치료제 대비 1차 치료제 적응증 확대, 더 긴 무진행생존기간(PFS), 예후가 불량한 환자군에서도 높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
또한 J&J는 마리포사 임상 3상 시험을 통해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이 경쟁 약물 대비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내성 억제 효과가 더욱 크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해당 임상은 EGFR 엑손 19 결실(ex19del)이나 엑손 21(L858R) 변이를 가진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107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엑션 19 결손 또는 엑손 21 변이를 가진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서 1차 치료로 병용요법이 오시머티닙 대비 EGFR 및 간세포성장인자수용체(MET)를 매개로 한 후천적 내성 발생을 현저히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 폐암 완치 사례도 등장…렉라자, 실적 기여 더 커진다

이 가운데 지난 3월에는 렉라자를 투여받은 환자의 완치 판정 사례까지 나오면서 글로벌 전역에서 렉라자의 수요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안준홍 영남대 의대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EGFR 엑손21 L858R 변이가 있는 4기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6개월간 렉라자를 투여하고 추적 영상을 관찰한 결과 방사선학적으로 완전관해(CR) 판정을 받았다. 완전관해는 임상적으로 병변이 모두 사라지고 새로운 암세포가 보이지 않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 환자는 이후 렉라자를 지속 투여받았고 12개월간 재발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 이는 렉라자 치료로 병리학적인 완전관해를 입증한 첫 사례로 기록됐다.
이러한 렉라자의 성과는 유한양행의 재무 성과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렉라자의 미국 및 유럽 승인에 따른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등으로 연매출 2조677억원을 기록했다.
또한 일본, 유럽, 캐나다 등 주요 국가에서 렉라자의 상업화에 성공하며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 1조256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매출이 1조원을 넘은 것은 유한양행이 창립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 유한양행, 신약 파이프라인 대거 확보…"제2렉라자 찾아라"

렉라자의 성공을 발판 삼아 성장한 유한양행은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며 '제2렉라자'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유한양행은 현재 △알레르기 치료제 '레시게르셉트(YH35324)' △면역항암제 분야 신약 YH32367·YH35995 △전립선암 항암제 후보물질 'YH45057' △칼륨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P-CAB·피캡) 'YH44313' △폐암 등을 적응증으로 하는 'YH44529' △퇴행성 디스크 치료제 'YH14618' 등 다양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준비하고 있다.
레시게르셉트는 최근 유럽 알레르기학회(EAACI)에서 임상 1b상 결과를 발표하며 만성 자발성 두드러기 환자에서 강력한 IgE 억제 효과와 증상 개선을 입증했다.
YH32367은 HER2 발현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1상에서 안전성과 항종양 활성을 확인했으며 현재 국내를 비롯해 호주, 미국에서 용량 확장 임상이 진행 중이다.
YH35995는 고셔병 치료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전세계적으로 치료방법이 거의 없어 미충족수요가 매우 높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YH35995의 임상 1상 승인을 받았다.
YH44313는 위산분비 억제 속도와 기능을 향상한 물질로 개발하고 있다. 기존 위산분비 억제제보다 더 빠르고 강력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현재 국내에서 임상 1상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YH44529는 비소세포폐암 등 다양한 고형암을 적응증으로 하는 신약으로 여러 암종에서 나타나는 주요 종양 유전자(KRAS) 저해제 및 렉라자 병용시 높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외에도 YH14618은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현재 중간분석 단계에 진입해있다.
유한양행은 이들 신약 파이프라인들의 개발을 가속화해 렉라자와 같이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혁신 신약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내 제약 시장에서 톱티어 입지를 더욱 공고히하는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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