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인트데일리 창간 9주년 [대전환기 한국경제 '혁신'에서 길을 찾자]
로수젯·아모잘탄·에소메졸로 견고한 성장세 이은 한미약품
롤론티스·당뇨 복합제 등 수출 가속화…신성장동력 만든다
북경한미 경쟁력 강화…'종합기지' 통해 대규모 생산력·공급력 확보
차세대 비만치료제 파이프라인 대거 확보…글로벌 인지도·경쟁력 키운다

한국 경제는 지난 몇 년간 코로나19 후유증으로 큰 홍역을 겪었고 최근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압박에 직면해 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디지털 전환, 기후 변화 등 복합적 도전 속에서 우리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혁신을 무기로 국내외 산업 파고를 헤쳐나가야만 한다. 이제 혁신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조건이자, 한국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 원동력이다. 포인트데일리는 창간 9주년을 맞아 [대전환기 한국경제 '혁신'에서 길을 찾자] 기획을 통해 대전환기 한국경제가 나아갈 길을 모색하고 혁신의 해법과 함께 생존의 방향성을 고민해본다. [편집자 주]
[포인트데일리 송가영 기자] 한미약품이 '로수젯패밀리'를 비롯해 주요 품목들을 국내외 시장 출시로 꾸준히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내년부터는 혁신 비만치료제를 선보이면서 글로벌 전역에서 인지도와 영향력을 확대하는데 주력한다.
◇ 로수젯부터 에소메졸까지…주요 제품으로 견고한 성장 이어
한미약품의 성장세를 책임지는 제품은 △로수젯패밀리 △아모잘탄패밀리 △에소메졸패밀리 등이다.
로수젯은 에제티미브와 스타틴의 복합제로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지난 2021년에는 국내 처방의약품 매출 1위를 기록했고 올해까지 8년 연속 제약업계 원외처방 1위라는 기록을 목전에 두고 있다.
아모잘탄은 암로디핀, 로사르탄, 로수바스타틴을 복합한 치료제로 혈압 조절과 이상지질혈증 개선에 사용된다. 아모잘탄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아모잘탄엑스큐정 5/50/2.5/10㎎', '아모잘탄엑스큐정 5/100/2.5/10㎎' 2개 품목에 대한 허가를 획득하며 라인업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에소메졸은 에스오메프라졸에 제산제 수산화마그네슘을 결합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다. 에소메졸캡슐 2개 용량(20㎎, 40㎎)과 에소메졸디알서방캡슐 2개 용량(20㎎, 40㎎)지난 2022년 누적 매출 3000억원을 돌파했다.

한미약품은 이들 제품을 발판 삼아 현재까지 견고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2분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5% 오른 435억원을 기록했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 줄어든 2764억원으로 집계됐다.
로수젯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560억원을 기록했고 에소메졸패밀리는 1% 증가한 157억원을 기록했다. 아모잘탄패밀리 매출은 1% 줄어든 360억원이었다.
◇ 주요 제품 외 제품 수출 확대…북경한미, 전초기지 건설로 경쟁력 강화
한미약품은 꾸준한 성장세를 지속하기 위해 주력 제품 이 외의 제품들도 글로벌 파트너사들과의 적극적인 협력하에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이 '롤론티스', 당뇨 복합제 등이다.
롤론티스는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호중구감소증 치료 바이오신약으로 2022년 미국 식품의약품청(FDA) 시판 허가를 받은 치료제다. 호중구감소증은 체내 '호중구(백혈구의 한 종류)' 수치가 감소해 면역력이 떨어지는 혈액학적 부작용이다.
한미약품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제약사 '타북'과 롤론티스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지난해 10월 타북과 체결한 파트너십 계약이 확대된 것으로 양사는 이번 계약을 기점으로 롤론티스의 성공적인 중동 시장 진출을 위해 긴밀히 협력할 예정이다.
또한 멕시코 제약사 '실라네스'와 당뇨 복합제에 대한 라이선스 및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이번 계약에 따라 한미약품은 우수한 제형 기술과 생산 역량을 기반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실라네스는 멕시코 내 허가, 유통 및 판매를 담당한다.
이 가운데 한미약품은 자사의 성장 가도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해야 할 주요 자회사 중 한 곳인 북경한미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중국 베이징 수도공항 인근 경제구역에 '북경한미 종합기지' 건설을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베이징공항 인근 산업단지의 약 1만 4000평 부지에 생산 시설과 R&D 연구소, 사무실 등을 통합한 제약 종합기지를 두 단계로 나눠 건설 중이다.
1단계 건설에는 △종합 제제 건물 △저장 및 운송 센터 △자동화 창고 △부대 시설 등이 포함되며 2026년 5월말 완공 예정이다.
현재 중국 정부 당국이 북경한미 프로젝트의 차질 없는 진행과 조속한 가동을 위해 전담 인력을 배치하고 맞춤형 상담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 종합기지가 완공되면 북경한미는 연간 6억 캡슐의 완제 의약품, 90톤의 원료 의약품 배양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또한 1만 1000개의 셀을 갖춘 물류 자동화 창고를 기반으로 효율적 공급망 관리도 가능해진다.
한미약품은 북경한미와 R&D 네트워크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신약 개발에도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양사는 차세대 면역항암제 'BH3120'을 공동개발하고 있다.
BH3210은 하나의 항체가 서로 다른 두 개의 표적에 동시 결합하는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 '펜탐바디'를 적용한 항암신약이다. 암세포만 공격하는 표적 항암치료와 면역세포를 활성화시키는 면역 항암치료가 동시에 가능하도록 개발 중이다.
◇ 차세대 비만치료제 개발 박차…"새로운 방향 제시하는 리딩 기업 될 것"
한미약품은 글로벌 전역에서 혁신 신약 개발사로 거듭나기 위한 움직임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종류의 차세대 비만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한미약품의 차세대 비만치료제 개발 시작은 2023년부터다. 당시 한미약품은 미래 성장동력으로 비만치료제를 점찍고 'H.O.P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차별화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H.O.P 프로젝트는 올해 기준 △에페글레나타이드 △HM15275(LA-GLP/GIP/GCG) △HM17321(LA-UCN2) △HM101460(경구 투약형 치료제) △비공개파이프라인 △디지털 테라퓨틱스(플랫폼) 등 6종으로 구성돼있다. 이 중 에페글레나타이드는 내년 상용화를 목표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한미약품은 9월 15일부터 19일까지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열린 '제61회 유럽당뇨병학회(EASD 2025)'에서 HM15275, HM17321, HM101460 등 3종에 대한 비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글로벌 의학계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HM15275는 에페글레나타이드의 뒤를 잇는 차세대 비만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인크레틴 연구 노하우를 바탕으로 정밀 설계된 삼중작용제로 25%에 이르는 위 절제 수술을 능가하는 체중 감량 효과를 지향한다. HM15275는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한미약품은 HM15275의 글루카곤 작용이 지방조직의 갈색화를 촉진하고 에너지 대사 증가에 직접적으로 기여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수용체 결손 동물을 활용한 연구에서는 HM15275가 기존 비만 치료제인 세마글루타이드(위고비), 터제파타이드(젭바운드·마운자로) 대비 월등한 체중 감소 효능과 함께 혈당 개선 효과를 나타냈다는 데이터도 공개했다.
또한 장기 투약 시 삼중 작용 기전을 갖는 레타트루타이드 보다 탁월한 체중 감소 효능을 나타냈다. 근육량은 유사하게 유지하면서 지방량을 현저히 감소시키는 점도 입증했다.
HM17321은 그동안 불가능한 영역으로 꼽힌 '근육량 증가'와 '지방 선택적 감량'을 동시에 구현하는 세계 최초의 비만 혁신 신약으로 개발 중이다. GLP-1을 비롯한 인크레틴 수용체가 아닌 CRF2 수용체를 선택적으로 타깃하는 UCN2 유사체로 한미약품 R&D센터에 내재화된 최첨단 인공지능 및 구조 모델링 기술을 활용해 설계됐다.
한미약품은 HM17321을 투약한 동물 모델의 근육 단백체 연구를 통해 분자생물학적으로 근육 증가 기전을 규명하고 대사 적응을 통한 혈당 조절 효과를 입증한 결과를 발표했다.
한미 연구진은 HM17321이 근육 내 조절 T세포 활성화를 통해 근세포 기원인 '위성 세포'의 분열과 분화를 촉진한다는 결과를 확인했다. 이는 HM17321이 웨이트 트레이닝의 생리적 근육 증가 메커니즘을 차용해 근성장을 유도함을 시사한다. 또 잠재적 독성 위험이 낮고 근육의 양적·기능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음도 입증한 것이다.
이 외에도 HM101460에 대한 초기 연구 성과도 공개했다. 한미약품은 HM101460은 지속적인 약효 발현 가능성을 높이는 G-단백질 편향 활성을 나타냈고 초기 개발 단계에서부터 연구 방향성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한미약품은 이번 자사만의 차별화된 혁신 파이프라인을 기반으로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을 공략하고 비만 치료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는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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