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인트데일리 창간 9주년 [대전환기 한국경제 '혁신'에서 길을 찾자]
지난해 지씨플루·배리셀라로 매출 2600억...올해 1523억 기록
탄저백신도 국내 품목허가 획득…백신 포트폴리오 확충 박차
알리글로, 美 시장 안착…"2028년 매출 규모 3억 달러 목표"
헌터증후군 등 희귀질환치료제 개발…글로벌 상용화 박차

한국 경제는 지난 몇 년간 코로나19 후유증으로 큰 홍역을 겪었고 최근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압박에 직면해 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디지털 전환, 기후 변화 등 복합적 도전 속에서 우리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혁신을 무기로 국내외 산업 파고를 헤쳐나가야만 한다. 이제 혁신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조건이자, 한국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 원동력이다. 포인트데일리는 창간 9주년을 맞아 [대전환기 한국경제 '혁신'에서 길을 찾자] 기획을 통해 대전환기 한국경제가 나아갈 길을 모색하고 혁신의 해법과 함께 생존의 방향성을 고민해본다. [편집자 주]
[포인트데일리 송가영 기자] 국민 백신 기업으로 이름을 알리며 내수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GC녹십자가 글로벌 제약사로 거듭나기 위한 움직임에 적극 나섰다. 혈장분획제제 '알리글로'와 희귀질환치료제 '헌터라제' 등 글로벌 전역에서 수요가 높은 치료제들을 연달아 개발하며 사회 기여도를 높이는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전략이다.
◇ 백신 작년 매출 2600억…탄저백신 추가 등 포트폴리오 강화
GC녹십자는 1960년대부터 축적해온 면역학 분야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독감백신 '지씨플루', 수두백신 '배리셀라' 등을 선보이며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지씨플루는 전세계적으로 검증된 유정란 배양 백신 제조 기술을 바탕으로 생산되고 있는 독감백신이다. 매년 수출국, 물량 등을 확대하면서 안정성과 효능을 인정받고 있다.
배리셀라는 GC녹십자가 자체 개발한 MAV/06 균주를 사용한 생백신이다. 높은 바이러스 함량, 고수율 등이 특징이며 항생제 없이 생산한 세계 최초의 수두백신이다.
GC녹십자는 두 백신으로 지난해 2599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백신 매출 1523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하반기에도 국내외에서 안정적인 백신 매출 성과가 예상되고 있어 지난해 보다 매출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씨플루는 지난 4월에는 GPO, 질병통제국(DDCI) 입찰 및 민간 시장을 포함해 총 594만 도즈 물량 수주에 성공했다. 이는 태국 진출 이후 역대 최대 물량이다. 또한 질병관리청의 '2025-2026절기 독감백신 조달구매' 입찰에서 최대 물량인 263만 도즈를 낙찰받았다.
배리셀라는 올해 세계보건기구(WHO) 사전적격성평가(PQ) 인증을 획득하며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이와 함께 베트남 의약품청으로부터 품목허가도 획득했다.
GC녹십자는 견고한 실적을 기록 중인 두 백신에 새로운 백신 라인업을 추가하며 백신 포트폴리오 강화에도 나섰다.
현재 생물테러 등 국가위기 상황 대비를 위해 질병관리청과 함께 공동 개발한 탄저백신 '배리트락스주'의 국내 품목허가를 획득했고 대상포진 백신, 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 예방 혼합백신(Tdap) 등도 개발 중이다.
◇ 알리글로로 美 시장 안착…"2028년 연매출 3억 달러 목표"
이 가운데 최근 미국 시장에 알리글로를 안착시키며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
알리글로는 지난 2023년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한 면역글로불린 혈액제제다. 일차 면역결핍증에 사용되는 정맥투여용 면역글로불린 10% 제제이며 100% 미국산 혈장을 사용해 생산된다.
GC녹십자만의 독자적인 'CEX 크로마토그래피공법'을 통해 제조, 혈액응고인자(FXIa) 등 불순물 검출을 최소화하는 등 기존 약물 대비 뛰어난 안전성이 강점이다.
알리글로는 출시 1년 만인 지난 7월 누적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고 상반기 누적 투여 환자수는 500명을 넘어섰다. 올해 누적 투여 환자수는 10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알리글로가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GC녹십자가 △보험사 △처방급여관리업체(PBM) △전문약국(SP) △유통사에 이르는 수직통합채널을 구축한 점이 크게 작용했다.
또 FDA 품목허가 획득 이후 미국 내 주요 보험사인 △시그나 헬스케어 △유나이티드 헬스케어 △블루크로스 블루실드 등에 처방집 등재와 함께 꾸준한 투여가 이뤄진 점도 시장에 원활히 안착하는 배경으로 분석된다.
GC녹십자는 올해 알리글로의 연매출 1억 달러(약 1381억원)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후 2028년까지 미국 사보험 시장에서 90% 이상의 커버리지를 달성하고 연매출 3억 달러(약 2762억원)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올해 초 인수한 ABO홀딩스와 혈장센터를 총 8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ABO홀딩스가 총 6곳의 혈장센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오는 2027년까지 텍사스 주에 혈장센터 2개소를 추가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FXIa 등 불순물 최소화 공정에 대한 논문 발간과 소아 대상 임상시험 완료를 통해 제품 신뢰도를 높이고 본격적인 마케팅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오는 2027년에는 실제 사용 데이터(RWE)를 기반으로 한 안전성 논문 발표와 함께 소아 연령 확대를 위한 허가 변경도 추진할 방침이다.
◇ 희귀질환치료제 개발 박차…글로벌 제약사로 도약 발판 마련

지씨플루, 배리셀라 등 백신 제품과 알리글로 등 혈장분획제제로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GC녹십자는 글로벌 전역에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전통 백신 강자로서의 이미지를 유지함과 동시에 글로벌 전역에서 사회 기여도를 높이는 제약사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현재 GC녹십자가 개발하는 희귀질환치료제는 '헌터라제'와 'GC1130A' 등이다.
헌터라제는 리소좀 축적 질환에 속하는 유전성 희귀질환인 헌터증후군 치료제다. 헌터증후군은 효소 결핍으로 체내 글리코사미노글리칸(GAG)이 축적돼 관절 강직, 간·비장 비대 등 전신 증상을 유발한다. 전체 환자의 약 70%가 중추신경계에 심각한 손상을 겪는 중증 환자군이다.
GC녹십자는 지난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뇌실투여형(ICV) 치료제로 국내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또한 지난달에는 국내 품목허가 신청서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했다.
GC1130A는 산필리포증후군 A형 치료제다. 산필리포증후군은 리소좀 축적 질환의 일종으로 소아 약 7만명 당 1명 비율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2~5세부터 언어 발달 지연 및 발달 정체가 나타나며 이후 인지 기능 저하, 운동 능력 약화, 호흡기 문제 등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까지 승인된 산필리포증후군 치료제는 없으며 증상 완화를 위한 재활 치료만 이뤄지고 있어 환자들의 미충족 의료 수요가 매우 높은 상황이다.
이에 GC녹십자는 GC1130A를 헌터라제와 같이 ICV 형태로 개발 중이며 국내에서는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았다. 현재 미국, 한국, 일본에서 임상 1상 진행 중이며 5년 내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GC1130A는 뇌실로 직접 투약하기 때문에 중증 환자군의 인지 기능 개선에 효과적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발표된 GC1130A의 비임상 결과에서 ICV 제형이 척추강 내 직접 투여(IT) 대비 최대 47배 높은 약물 전달 효과가 있음도 입증됐다.
GC녹십자는 이들 희귀질환치료제들을 발빠르게 상용화하며 글로벌 시장의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글로벌 중증 환자들의 주요 치료 옵션으로 자리매김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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