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인트데일리 창간 9주년 [대전환기 한국경제 '혁신'에서 길을 찾자]
북미서 50% 매출 훨훨 날았는데…트럼프 관세에 '발목' 잡혀
중대형 트랙터 '7년 무상보증' 등 현지 맞춤전략으로 유럽 공략
독일·스페인·이탈리아 등 소매 금융 지원 트랙터 구매 장벽 낮춰
11월 독일 '아그리테크니카' 참가 K-농기계 고객층 다변화 계획

한국 경제는 지난 몇 년간 코로나19 후유증으로 큰 홍역을 겪었고 최근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압박에 직면해 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디지털 전환, 기후 변화 등 복합적 도전 속에서 우리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혁신을 무기로 국내외 산업 파고를 헤쳐나가야만 한다. 이제 혁신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조건이자, 한국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 원동력이다. 포인트데일리는 창간 9주년을 맞아 [대전환기 한국경제 '혁신'에서 길을 찾자] 기획을 통해 대전환기 한국경제가 나아갈 길을 모색하고 혁신의 해법과 함께 생존의 방향성을 고민해본다. [편집자 주]
[포인트데일리 송가영 기자] 한국 대표 농기계 기업 대동이 북미 시장 성장을 발판 삼아 차기 캐시카우로 꼽히는 유럽 시장 선점을 위한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대동은 1985년 북미 시장에 진출, 1993년 북미 현지 법인 대동USA를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시장 개척을 시작했다. 대동은 시장 개척 초반 100마력 이하의 중소형 농기계 시장에서 입지를 키웠다.
대동의 성장세를 본보기삼아 이후 국내 여러 농기계 기업들도 북미 시장에 진출하자 국내 기업들간 경쟁이 심화됐다. 이에 대동은 지난 몇 년간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하기 위해 발빠르게 대응에 나섰다.
◇ 기존 중소형 트랙터 점유율 유지이어 본격적으로 중대형 트랙터 사업까지 진출
대동은 기존 중소형 트랙터의 견고한 점유율을 유지함과 동시에 202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중대형 트랙터 사업까지 키우며 투트랙으로 시장 대응을 시작했다.
이에 따라 2022년 말에는 140마력대인 'HX트랙터'를 앞세워 중형 트랙터 시장에 진출했고 100마력 이상의 'T115', 'T130' 등 트랙터도 연달아 선보였다.
지난해에는 인공지능(AI)을 포함해 IT 기술을 활용해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목적으로 박준식 커스터머비즈 부사장을 북미 법인장으로, 윤치환 사업혁신부문 전무를 북미법인 경영총괄로 임명했다.

원활한 사업을 위한 물류센터도 지속 구축 중이다. 현재 대동은 노스캐롤이나를 비롯해 △텍사스 △캐나다 온타리오 △워싱턴 타코마 등 에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워싱턴 타코마의 물류센터는 기존 동부 지역 중심의 공급 체계를 양분함과 동시에 북미 시장 전반의 균형 있는 성장, 서비스 품질 제고를 달성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대동은 거점 다변화를 통해 고객 접점을 늘리고 물류비 절감 등 사업 효율화로 압도적인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최근 몇 년간 대동이 북미 시장에 적극 대응해온데 따라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동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100마력 이하 북미 트랙터 시장에서 점유율 9.2%를 기록했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 오른 8014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대동이 올해 하반기 북미 시장에서 다시 한번 뜻밖의 위기를 맞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 관세 정책을 강력하게 드라이브 건데 따른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철강·알루미늄 232조 관세 대상에 407개 파생제품을 추가하고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 중 농업용 트랙터 제품들이 대거 추가됐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미국 관세 대상에 포함된 항목에는 한국 수출이 많은 대표 제품인 트랙터가 포함됐다.
◇ 물류비 상승, 환율 변동성 등 복합적인 요인 겹치자 북미 시장 이외의 시장 공략
대동은 미국 시장 매출 비중이 53%에 달한다. 만약 관세가 부과된다면 제품 가격인상이 불가피하고 매출 감소도 피하기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여기에 물류비 상승, 환율 변동성 등 복합적인 요인들까지 겹치자 대동은 미국 관세 대응 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북미 시장 이외의 시장 공략에 나섰다.

대동이 북미 시장의 뒤를 이을 차세대 캐시카우로 선택한 시장은 유럽이다. 대동은 지난 2023년 유럽 조직 전면 재편 후 지난해 유럽 시장에서 두 자릿수 매출 성장, 중대형 트랙터 판매 비중 두 배 확대하는 등 실질적인 성과를 거뒀다. 이에 올해 상반기 기준 유럽 시장 점유율을 2.2%까지 끌어올렸다.
이를 기반으로 올해는 중대형 트랙터의 판매 확대를 위한 딜러 네트워크 확장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이와 함께 유럽 전반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고 해외 브랜드 '카이오티'의 인지도 및 신뢰도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한다.
특히 유럽 현지에서 전례를 찾기 어려운 '유럽 7년 무상 보증' 정책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각국 총판 및 딜러들에게 이 정책을 적극 홍보할 수 있도록 해 실질적으로 판매를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서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딜러 발굴에도 주력하고 있다. 대동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유럽 농기계 시장은 서유럽 55%, 남유럽 28%, 동유럽 13% 등으로 구성됐다. 또한 동유럽 최대 시장인 폴란드에서는 총판을 교체해 유통 효율을 개선하는 등 지역별 맞춤 전략을 통해 성과 견인에 나섰다.
◇ '카이오티 커넥트 앱' 서비스 유럽 전역으로…내년 1월까지 TMS 전 트랙터 기본 장착
대동은 지난해부터 시작한 유럽 소매 금융 서비스 확대에 나선다. 대동의 유럽 소매 금융은 글로벌 금융사와 협력해 대출, 리스, 운영리스 등 다양한 방식의 금융 상품을 제공하며 초기 구매 장벽을 낮춰주는 서비스다. 대동은 지난해 4분기 독일에서 트랙터 소매 금융을 도입한 데 이어 올해 1분기부터는 스페인, 이탈리아 등으로도 확대했다.

디지털 기반의 고객 서비스도 강화할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 '카이오티 커넥트 앱' 서비스 국가를 유럽 전역으로 확대하고 내년 1월까지 TMS 장치를 전 트랙터 기종에 기본 장착할 계획이다.
카이오티 커넥트 앱은 업계 최초로 북미 시장에 선보였던 농기계 커넥티드 서비스 앱이다. 지난 5월부터 유럽 11개국에 우선 출시돼 서비스 중이다.
대동은 이 같은 디지털 접점 확대 전략을 통해 초기 고객을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충성도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도 힘쓴다. 대동은 올해 11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세계 최대 농기계 박람회인 독일 '아그리테크니카'에 참가할 예정이다. 트랙터 및 농업기술 트렌드를 선도하는 이 전시회는 유럽은 물론 글로벌 농기계 시장 내 브랜드 위상을 강화할 수 있는 결정적 기회로 평가된다.
이 외에도 대동은 유럽 소형건설장비 시장에도 진입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고객층을 다변화할 방침이다. 이를 바탕으로 한 브랜드 인지도 향상 및 소비자 만족을 통해 유럽 사업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대동 관계자는 "제품 경쟁력과 고객 서비스, 브랜드 마케팅까지 현지 맞춤형 체질 개선을 추진해 유럽 전역에서 실질적인 성장을 이끌고 있다"며 "딜러망 확대, 금융 솔루션 강화, 디지털 서비스 혁신 등 다양한 전략을 실행하며 유럽을 미국에 이은 제2의 핵심 거점 시장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 대동, 2분기 영업익 251억…매출은 4146억
- 대동, 美 서부에 '타코마 대규모 통합 물류창고' 개설
- 대동, 고급형 트랙터 'HX1403' 출시…유럽 프리미엄 시장 '정조준'
- 대동그룹, 농업·필드 AI 로봇 경쟁력 강화 위한 협의체 출범
- [新성장판이 혁신이다] 삼성바이오, CDMO 강화 '기업 분할' 순조…글로벌 무대 CRO 신사업 가속
- [新성장판이 혁신이다] 신세계, 스마트 매장·AI 무인결제·온오프 결합 '한국형 리테일' 이끈다
- [新성장판이 혁신이다] 셀트리온,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리더… 차세대 '항체 신약회사'로 도약 중
- [新성장판이 혁신이다] 유한양행, 알레르기·면역항암제 등 '제2 렉라자' 신화 잇는다
- [新성장판이 혁신이다] 풀무원, 신선HMR·식물성 먹거리...'플랜트 포워드'로 글로벌 K-푸드 확장
- 대동, EU CRA 대응 사이버 보안 시스템 구축 착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