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버린 AI 2.0' 기술 자립 넘어 산업 전반 확장
김유원 대표 "우리 기술로 산업 AI 혁신 현실화"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사진=네이버클라우드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사진=네이버클라우드

[포인트데일리 손지하 기자] 네이버클라우드가 자체 개발한 풀스택 AI 인프라를 기반으로 국내 산업의 AI 전환을 본격화한다. 언어와 문화 중심의 기술 자립을 넘어 산업 전반으로 확장하는 '소버린 AI 2.0' 전략을 통해 한국형 산업 AI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6일 팀네이버 통합 컨퍼런스 '단25'에서 "AI는 더 이상 연구의 영역이 아니라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기술 인프라"라며 "우리의 데이터와 인프라, 기술로 산업의 AI 전환을 현실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네이버클라우드는 그간 모델 설계부터 데이터 수집, 클라우드 인프라, 상용화까지 전 과정을 자체 원천 기술로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워 왔다.

◇소버린 AI 2.0, 기술 자립 넘어 산업 확장으로=네이버클라우드가 이날 제시한 '소버린 AI 2.0'은 기존 언어와 문화 중심의 기술 자립을 넘어 산업 전반으로 확장하는 개념이다. 김 대표는 "기존 소버린 AI가 언어와 문화 중심의 기술 자립에 초점을 맞췄다면 소버린 2.0은 이를 산업과 일상 전반으로 확장해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네이버는 대한민국의 언어와 데이터, 산업 구조를 가장 깊이 이해하는 기업으로 한국형 소버린 AI 2.0을 통해 산업 AI 전환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히 데이터 주권을 강조하는 것을 넘어 기술 주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전략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그간 모델 설계부터 데이터 수집, 클라우드 인프라, 상용화까지 전 과정을 자체 원천 기술로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워 왔다. 특히 경영진은 과거 "외산 기술에 국산 상표만 붙이는 것은 언어도단"이라는 직설적 표현을 사용하며, KT 등 경쟁사가 마이크로소프트(MS)나 아마존웹서비스(AWS) 같은 외국 클라우드 기업과 협력하는 모델을 공개적으로 비판해 왔다.

◇하이퍼클로바X, 옴니모델로 진화 예고=네이버클라우드의 핵심 무기는 2023년 세계 최초로 선보인 비영어권 언어 기반 초거대 모델 '하이퍼클로바X'다. 이 모델은 현재까지 오픈소스 버전 누적 200만건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하이퍼클로바X가 앞으로 텍스트를 넘어 음성, 이미지, 지도, 센서 등을 인식하고 생성할 수 있는 '애니 투 애니' 옴니 파운데이션 모델로 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클라우드용 대형 모델부터 피지컬 AI용 경량 모델까지 산업별로 최적화된 다양한 라인업을 제공해 각 산업 현장의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데이터 보안을 중시하는 기업들을 위해서는 자사의 프라이빗 클라우드 '뉴로클라우드' 업그레이드 버전을 내년 6월 선보일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피지컬 AI로 산업 현장 지능화=네이버클라우드는 AI 기술을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피지컬 AI' 기술 내재화에 주력하고 있다. 네이버는 2016년부터 로봇과 자율주행 연구를 시작했으며, 2021년에는 이를 파운데이션 모델 기반의 피지컬 AI로 발전시켰다.

김 대표는 이날 "머신이 공간을 인식하고 이해하며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기술이 피지컬 AI"라며 "1784사옥과 데이터센터에서 로봇이 축적한 리얼 데이터, 이를 연결하는 클라우드 플랫폼, 그리고 온보드 AI를 결합해 끊임없이 진화하는 피지컬 AI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조선, 에너지, 바이오 등 주요 산업 기업들과 협력해 AI 기반 공정 운영, 설비 관리, 품질 예측 등 제조 전 과정에서 AI 활용을 지원하고 있다. 김 대표는 "우리의 풀스택 AI 기술이 산업의 데이터를 이해하고 결합할 때 한국형 산업 AI의 표준이 만들어진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시장 공략과 사회적 가치 추구=네이버클라우드는 국내에서 구축한 산업 AI 모델을 수출형 구조로 확장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나서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디지털 트윈 플랫폼, 태국의 관광 AI 에이전트, 일본의 케어콜 서비스 등 각국 산업 현장에 특화된 AI 모델을 적용하며 글로벌 레퍼런스를 확대하고 있다.

동시에 AI 혜택이 닿기 어려운 영역까지 기술 접근성을 넓히는 사회적 역할에도 힘쓰고 있다. 발달장애인 보조, 고령자 돌봄, 농업 AI 등 헬스케어와 농촌, 복지 분야에 AI를 적용해 소외 지역과 계층의 기술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엔비디아 협력, 종속 아닌 자립 기반=엔비디아와는 최근 산업 현장 특화 피지컬 AI 플랫폼 개발을 위해 협력하고 있으나 네이버클라우드 경영진은 이를 기술 종속과는 다른 차원으로 설명한다. "AI 부가가치와 지능이 국내에 머무는 진정한 기술 독립"을 거듭 강조하며 글로벌 플랫폼 및 반도체 의존의 위험성도 함께 언급하고 있다.

실제로 네이버클라우드는 기술 종속성과 지적재산권, 생태계 주권 등의 위험에 대한 내부 경각심을 바탕으로 정부 주도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오픈소스 확대, 자체 경량화 모델 런칭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김 대표는 "AI는 산업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기술"이라며 "하이퍼스케일 AI 인프라와 피지컬 AI를 결합해 산업의 혁신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하고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AI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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