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데이트 된 카카오톡 '친구탭'에 유저들 '원성'
증권가는 호평..."목표 주가 8만6000원 상향"

[포인트데일리 이준 기자] 15년만에 대대적인 개편을 단행한 카카오가 소비자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메신저 본연의 기능 개선이 아닌 다양한 시도가 실패했다는 방증이다. 반면 증권가에서는 AI 기능을 비롯해 카카오의 시도가 호평을 받고 있다.
25일 구글트렌드를 살펴보면 지난 2일간 '카카오톡 업데이트'는 검색량 2만회를 넘어서며 트렌드 순위 2위를 차지했다. 특히 검색어는 '카카오톡 자동업데이트 끄기', '카카오톡 업데이트 끄기', '홍민택'(카카오 최고제품책임자) 등으로 구성됐다.
돈의 흐름 역시 심상치 않다. 카카오가 개편안을 공개한 지난 23일 하루에만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7%(종가 기준) 하락했다. 시가총액으로 환산하면 1조3710억원이 사라진 셈이다.
카카오는 지난 23일 시작된 개발자 컨퍼런스 '이프 카카오'에서 카카오톡 개편안을 공개했다. 카카오톡이 뭇매를 맞은 개편안은 '숏폼'과 '오픈채팅'을 이용할 수 있는 '지금탭'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기능 탑재다. 주로 카카오톡을 메신저 용도로 이용하는 사용자들에게 박한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카카오톡 내 프로필 사진과 상태메시지, 디데이 등을 업데이트 할 시 프로필 홈 내 격자형 피드에 표시되는 개편안이 지적을 받고 있다. 원치 않는 친구의 소식을 알게된다는 점에서 사용자들의 호평을 이끌어 내지 못했다는 평가다.
카카오는 개인의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공개 범위 설정 기능을 두어 프로필 업데이트 소식을 숨길 수 있게 해두었다. 또 '숨김' 기능으로 원하지 않는 친구의 소식을 가릴 수 있게 했다. 다만 일괄 숨김 기능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카카오는 이용자들의 지적 사항을 살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 관계자는 "개편된 친구탭의 경우 유저들의 반응을 살펴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 역시 지난 23일 취재진들에게 "업데이트 후 일부 이용자의 불편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이용자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개편"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톡이 이 같은 개편안을 내놓은 이유는 '체류 시간 확대'에 있다. 2024년 3월 취임해 약 일 년 반 동안 카카오를 이끌고 있는 정신아 대표의 목표 중 하나는 체류 시간 확대다. 카카오톡의 체류 시간이 늘어나면 이는 수익 성장으로 이어진다. 정 대표도 지난 2분기 컨콜에서 "카카오톡 개편을 통해 플랫폼의 트래픽 성장이 수익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가 구축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카카오톡은 카카오의 핵심 '캐시카우'로 꼽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살펴보면 지난 상반기 카카오의 매출의 과반수(52.6%)는 플랫폼 부문이 차지했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 23일 리포트에서 플랫폼 부문 중 톡비즈(카카오톡·선물하기) 매출이 전체(2조480억원)에서 절반을 상회(1조950억원)한다고 밝혔다.
반면 올해 들어 카카오톡의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와 사용 시간은 정체기를 겪고 있다. 2026년 3월28일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는 정 대표가 임기 연장을 노린다면 이번 카카오톡 개편은 연임을 가로 짓는 승부처로 평가된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MAU는 지난 1월 기준 4568만6486명이며 지난달(4647만5907명) 대비 약소한(1.72%) 성장을 이뤘다. 올해 MAU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5월(4658만3433명)과 8월을 비교하면 오히려 0.23% 역성장했다. 1인당 평균 사용시간은 지난 1월(675.98분)에 비해 지난 8월(674.35분)에는 0.24% 하락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25일 리포트에서 "큰 변화에 따른 가능성 확인"이라며 "(카카오톡 내) 피드화, 숏폼 지면 추가를 통해 체류시간 감소 문제 개선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24일 리포트에서 목표 주가를 8만6000원으로 상향했다. 다만 이는 카카오톡 내 추가되는 AI기능 탓이다.
카카오는 자체 개발 인공지능(AI) '카나나'를 카카오톡에 적용하고, 오는 10월에는 오픈AI와 합작 결과물로 카카오톡 내 챗GPT를 이식할 방침이다. 또 카카오톡 내 음성 전화 기능 '보이스톡'에 통화 녹음 기능과 AI 요약 기능을 탑재하는 등 다양한 편의성 개선에 나선다. 이 같은 개편안은 사용자 경험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 연구원은 "AI 도입으로 카카오톡 내외 커머스들이 전부 AI 에이전트로 거래 가능하다"며 "2026년 커머스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16.5% 성장한 1조1229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