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국가에 약 480개 넘는 매장...미국 진출 이래 1000억원 돌파
미국서 신선함·다제품 전략, 토탈 베이커리 콘셉트 현지 취향 저격
베트남 최초로 카페형 베이커리 선봬 '제3의 공간'으로 자리매김
인도네시아에서 고급 K-베이커리로...싱가포르 1호점 개소 예정

뚜레쥬르는 해외 첫 진출국인 미국에서 2018년 해외법인 중 최초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 이후 6년 연속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비 38% 증가하며 진출 이래 최초로 1000억 원을 돌파했다. 사진=CJ푸드빌

[포인트데일리 신단아 기자] 고물가와 고금리의 장기화로 인한 소비침체에 식음료업계는 성장의 돌파구로 해외 시장 확대에 속력을 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5월 기준 K푸드 수출 누적액은 지난해보다 7.6% 증가한 39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출 증가율은 3월 3.6%,  4월 6.3%에 이어 최근 3개월간 증가세를 기록중이다. 포인트데일리는 K푸드 열풍에 힘입어 해외 영토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기업들의 해외 시장 전략을 [글로벌 품는 K푸드] 기획을 통해 살펴본다. <편집자주>

뚜레쥬르의 해외 인기가 높아지며 해외 사업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골목상권 보호를 이유로 한 출점 규제 탓에 한계가 있는 만큼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려 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CJ푸드빌은 2004년 미국을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베트남, 몽골, 캄보디아 등 8개 국가에 진출해 약 480개가 넘는 뚜레쥬르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뚜레쥬르는 현지 특성을 반영한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로 서구권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뚜레쥬르 해외 사업은 지난해 CJ푸드빌 영업이익의 절반을 차지한다. 

특히 해외 첫 진출국인 미국에서 2018년 해외법인 중 최초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 이후 6년 연속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비 38% 증가하며 진출 이래 최초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비 179% 증가했으며 지난해 해외 법인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등 사상 최대 흑자를 내며 꺾이지 않는 성장세를 입증했다.

현재 LA, 뉴욕, 뉴저지, 매사추세츠 등 미국의 절반이 넘는 27개 주(州)에서 핵심 상권을 중심으로 매장은 현재 120개 이상에 이른다. 미국에서는 매장 한 곳 한 곳의 탄탄한 수익 모델 정립을 통해 가맹 사업을 펼치고 있다.

K-베이커리 인기에 힘입어 현재 미국 각지에서 뚜레쥬르 가맹점 창업에 대한 문의도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2개 이상 매장을 운영하는 다점포 가맹점수도 약 절반에 달한다. 현재 가맹점 비율은 90% 이상이다. 

이와 같은 성장에는 신선함과 다제품 전략이 있었다. 미국 현지에서는 소품목 베이커리가 주를 이루지만 뚜레쥬르는 '이른 아침부터 만날 수 있는 400여 종의 갓 구워낸 빵'을 경쟁력으로 내세웠고 이같은 토탈 베이커리 콘셉트는 현지인들의 다양한 취향을 충족시킬 수 있었다. 

아기자기한 디자인의 케이크도 인기 비결인데, 현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투박한 모양의 버터 케이크가 아닌, 신선한 생크림으로 만든 제품이 서구권 소비자들의 취향을 저격했다는 평이다. 

쇼케이스 속에 진열되어 있는 모습도 인기에 한몫했다. 당장 제품을 구매하지 않더라도 매장에 방문해 케이크 쇼케이스를 한참 바라보거나, 인증샷 촬영 후 추후 매장을 재방문하는 소비자들도 많다는 후문이다.

쇼케이스는 소비자들이 매장에 관심을 가지도록 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뚜레쥬르는 케이크 비주얼, 판매량, 인기 등을 고려하여 전략적으로 상품을 진열하고 있다.

베트남에서만 한정 판매되는 '랏소 케이크'는 지난 6월 베트남 뚜레쥬르 케이크 판매량 1위에 올랐으며,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판매량 최상위권에 포함되는 등 뚜레쥬르 베트남의 메가 히트 제품으로 등극했다. 사진=CJ푸드빌

CJ푸드빌은 지난 2007년 베트남 시장에 진출해 현재 41개의 뚜레쥬르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베트남에서도 현지에 없던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는 통했다. 

베트남 최초로 카페형 베이커리라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내며 처음으로 좌석과 테이블이 있는 카페형 매장을 선보였는데, 집과 직장 외에 '제3의 공간'을 원했던 베트남 젊은이들에게 이 전략을 먹혀들었다.

또한, 현지 베이커리 대비 월등한 제품력도 주요 인기 요인이다. 뚜레쥬르는 베트남 베이커리 업계 최고 수준인 매장당 약 400여 종 이상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당시 현지 베이커리는 공장에서 완제품으로 생산된 양산빵 위주가 대부분이었는데, 매장에서 갓 구워낸 신선한 빵은 현지 고객들에게 신선함으로 다가왔다.

아울러 베트남에서만 한정 판매되는 '랏소(Lotso) 케이크'는 지난 6월 베트남 뚜레쥬르 케이크 판매량 1위에 올랐으며,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판매량 최상위권에 포함되는 등 뚜레쥬르 베트남의 메가 히트 제품으로 등극했다. 

뚜레쥬르는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고급 K-베이커리로 인식되고 있다. 이처럼 인도네시아에서 프리미엄 베이커리 브랜드로 포지셔닝 할 수 있었던 데는 현지 특성을 반영한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가 주효했다. 사진=CJ푸드빌

미국, 베트남 등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운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뚜레쥬르는 지난 2011년 인도네시아에 진출했다. 수도 자카르타를 비롯해 데포크, 보고르, 수라바야, 발리 등 주요 도시를 거점으로 63개 매장을 운영 하고 있다.

뚜레쥬르는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고급 K-베이커리로 인식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어떻게 프리미엄 베이커리 브랜드로 포지셔닝 할 수 있었을까. 이곳에서도 현지 특성을 반영한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가 주효했다.

인도네시아는 중산층이 성장하고 구매력 증가로 위생부터 정신적 웰니스까지 폭넓은 건강 추구 성향이 빠르게 확산됐다. 이에 뚜레쥬르는 갓 구운 신선한 제품을 고객들이 직접 보고 즐길 수 있도록 갓 구운 빵 코너를 마련하고, 시간대별 고객 니즈에 맞춰 제품을 구워냈다. 

또한, 인도네시아는 소비 연령층인 MZ 세대가 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이들은 모바일 수용도가 높고, 경험과 편리함을 중시하는 고객이 많아 O2O가 외식 소비를 주도하고 있다.

뚜레쥬르는 이러한 현지 특성을 착안하고 O2O 시장을 이끌고 있는 3대 플랫폼인 고젝(Gojek), 그랩(Grab), 쇼피(Shopee)와 모두 제휴를 통해 접근성을 높였다.

아울러 뚜레쥬르는 최근 싱가포르 진출을 통해 아시아 지역에서 더욱 확장을 가속화할 계획을 밝혔다. 싱가포르 현지 기업인 '로열 티 그룹'과 마스터 프랜차이즈(MF) 계약을 체결하며 동남아시아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싱가포르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9만달러에 달하며, 외식 문화가 발달해 있는 나라다. 올해 1호점을 열고, 밖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현지 특성을 반영해 식사빵, 간식빵, 디저트류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1호점 개소 이후에는 싱가포르 내 출점을 확대하고 주변국으로 진출을 검토할 예정이다.

CJ푸드빌 관계자는 "뚜레쥬르는 탄탄한 국내 사업을 기반으로, 해외 사업에서도 잇따라 호실적을 기록하며 글로벌 F&B 전문 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라며 "해외 시장에서 K-베이커리 선봉장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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