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한화·LG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참석
협력으로 AI 200억달러·방산 150억달러 총 300억달러 경제효과
UAE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동참…다방면 협력 기대
[포인트데일리 권상희 기자] 한·UAE 미래산업 협력이 '선언' 단계를 넘어 기업 중심의 실질 논의로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 현대차, 한화, LG 등 주요 그룹 총수가 일제히 UAE를 찾으면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소형모듈원전(SMR), 우주·방산 등 미래산업에서 공동 투자와 파일럿 프로젝트가 논의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이 18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대통령궁에서 열린 한-UAE 문화교류 행사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https://cdn.pointdaily.co.kr/news/photo/202511/280754_273837_958.jpg)
업계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열리는 한-UAE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BRT)은 양국 기업 간 협력 모델의 윤곽이 드러나는 첫 자리로 주목된다. 이날 행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AI와 반도체, 전력 인프라, 데이터센터 등은 이번 순방 동행 기업들과 직결되는 분야다. 'UAE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5GW(기가와트)급 AI 데이터센터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내년 200MW(메가와트) 규모 1차 클러스터가 가동된다. 전력 기반 인프라·냉각 기술·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동시에 증가하는 만큼 한국 기업의 참여 폭이 넓어질 전망이다.
이 같은 기업 중심 협력 흐름은 전날 이재명 대통령과 무함마드 UAE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채택한 '100년 동행 공동선언'이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공동선언문은 양국 협력을 불가역적 수준으로 격상하고, AI·원전·방산·우주 등 7개 양해각서(MOU)를 포괄하는 형태로 구체화됐다. 대통령실은 양국 협력을 통한 경제 효과를 AI 200억달러(약 29조원), 방산 150억달러(약 22조원) 등 총 350억달러(약 51조원) 규모로 예상했다.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아부다비 대통령궁에서 영접나온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대통령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https://cdn.pointdaily.co.kr/news/photo/202511/280754_273803_5859.jpg)
◇AI·원전·방산으로 시작해 '연쇄 협력 기회'= UAE는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AI 인프라를 대규모 확충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한국의 원전과 전력망, 반도체, 냉각 기술 등이 주목받고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하는데, UAE는 안정적 전력 공급과 효율 관리 시스템에서 한국의 기술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양국은 '전략적 AI 협력 프레임워크'를 발표하고 부산항·칼리파항을 대상으로 한 'AI 항만 물류 프로젝트'를 첫 사업으로 추진한다.
원전 분야도 기존의 바라카 모델을 넘어 확장된다. 한국전력과 UAE 원자력공사는 제3국 원전시장 공동진출 MOU를 체결했으며, 양국은 소형모듈원전(SMR), 수소, 암모니아, CCUS(탄소 포집·활용·저장), 재생에너지, 스마트 플랜트 등을 묶은 '패키지형 에너지 프로젝트'를 논의하고 있다. 이는 200억달러 규모의 바라카 프로젝트보다 큰 통합형 사업모델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방산 협력은 단순 판매에서 공동 개발과 현지 생산, 제3국 공동 수출 등으로 구조가 전환된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150억달러 규모 이상의 방산 수출 사업에서 한국 기업 수주 가능성을 높이는 완성형 가치사슬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한화 등 한국 기업이 그동안 축적한 발사체와 위성, 방산 노하우가 UAE의 우주·국방 전략과 맞물리는 구조다.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아부다비 대통령궁에서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 한-UAE 확대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https://cdn.pointdaily.co.kr/news/photo/202511/280754_273805_5921.jpg)
◇ 기업별 기회도 뚜렷…AI·전동화·우주로 확장= 삼성은 반도체·서버·데이터센터 협력, 현대차는 전동화·수소·자율주행 기술 실증, 한화는 우주·방산 시스템 현지화, LG는 데이터센터 냉각·친환경 소재 등에서 협력 수요가 커질 전망이다.
산업계는 "중동은 신산업 투자 속도가 빠르고 한국은 기술·제조 역량이 강해 보완 관계가 명확하다"고 설명한다. UAE의 AI와 신재생에너지, 우주 투자 확대는 한국 기업의 공급망 다변화와 중동·아프리카 시장 진출의 교두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양국은 이번 합의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고위급 정례 소통체계를 마련하고 외교부 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이행을 점검하기로 했다. UAE는 기존에 약속한 300억달러 투자를 재확인하며 협력 강화를 약속했다.
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 제3국 원전 진출, 방산 가치사슬 구축 등은 기술과 사업성, 리스크 검증 등이 중요한 과제"라면서도 "UAE의 전략적 투자 기조와 한국의 기술 경쟁력이 맞물려 향후 수년간 실질 성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