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 등록 해제…자산 축소 가능성
버리, AI 거품 경고 속 숏포지션 유지
엔비디아·팰런티어 대규모 풋옵션 확인

[포인트데일리 성창훈 기자] 영화 ‘빅쇼트’의 실제 인물로 알려진 공매도 투자자 마이클 버리가 운영하는 사이언 자산운용이 미국 금융당국의 등록 투자자문사 지위에서 제외된 것으로 확인됐다. 펀드 자산 규모 축소 가능성과 함께 그의 투자 전략 변화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사이언 자산운용은 10일부로 SEC 등록 투자자문사 목록에서 해제됐다. 미국 규정상 운용 자산이 1억 달러 미만일 경우 등록 의무가 없어지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버리가 운용하는 자금이 기준 이하로 감소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SEC 자료에 따르면 사이언 자산운용의 지난 3월 말 기준 운용자산은 1억5500만 달러였다.
버리는 최근 인공지능(AI) 열풍을 닷컴버블에 비유하며 과열을 지속적으로 경고해왔다. 그럼에도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최근 수개월 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사이언 자산운용이 사실상 영업을 중단했거나 외부 투자자 자금 모집을 종료했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버리는 SEC 등록 해제 사실을 직접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며 현재도 AI 관련 종목의 하락에 베팅하고 있음을 공개했다. 그는 “11월 25일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남기며 의미심장한 전망을 덧붙였다. 다만 등록 해제의 구체적인 배경에 대해서는 별도의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버리는 2008년 금융위기 직전 미국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장 붕괴를 예측해 큰 수익을 낸 인물로, 그의 투자 이야기는 책 ‘빅 쇼트’와 동명 영화로 잘 알려져 있다.
그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버리는 2027년 1월까지 팰런티어 주식을 주당 50달러에 매도할 수 있는 풋옵션을 대거 보유 중이다. 12일 기준 팰런티어 주가는 184달러다. 또한 2027년 12월까지 엔비디아 주식을 주당 110달러에 매도할 수 있는 풋옵션도 보유하고 있다. 이는 현 주가 대비 약 43% 낮은 수준이다.
버리가 두 종목에 대한 대규모 숏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AI 열풍을 둘러싼 시장 논쟁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