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6057억, 2023년 8093억 수출...올 1분기 3000억 육박
매운맛 유지하면서도 각국 소비자 입맛 맞춤형 제품 선봬
유통 채널 확대, 일본·미국·중국·인도네시아 등에 판매법인
밀양 수출 전진기지 구축...내년 상반기 준공 목표 한창

[포인트데일리 신단아 기자] 고물가와 고금리의 장기화로 인한 소비침체에 식음료업계는 성장의 돌파구로 해외 시장 확대에 속력을 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5월 기준 K푸드 수출 누적액은 지난해보다 7.6% 증가한 39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출 증가율은 3월 3.6%, 4월 6.3%에 이어 최근 3개월간 증가세를 기록중이다. 포인트데일리는 K푸드 열풍에 힘입어 해외 영토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기업들의 해외 시장 전략을 [글로벌 품는 K푸드] 기획을 통해 살펴본다. <편집자주>
국내 최초 라면 회사인 삼양라면은 부지런히 해외 판로를 개척하며 라면의 원조를 넘어 명실공히 글로벌 식품회사로 자리매김했다.
삼양식품은 라면사 중 해외 사업 비중이 가장 높다. 삼양식품의 수출금액은 2022년 6057억원, 2023년 8093억원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분기에는 해외부문에서만 30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리며 전체 매출에서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이 75%까지 확대됐다.

삼양식품을 지금의 위상으로 부활시킨 일등 공신은 단연 불닭브랜드다. 불닭브랜드는 해외 매출의 80% 이상을 담당하고 있으며 현재 100여 개 국에 수출되고 있다.
삼양식품은 해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의 매운맛을 유지하면서도 각국 소비자들의 입맛을 반영한 현지 맞춤형 제품들을 출시했다. 미주지역에는 인기 핫소스 '하바네로'를 접목한 '하바네로라임불닭볶음면'을, 일본에는 '야키소바불닭볶음면'을, 중국에는 '양념치킨불닭볶음면'을 선보였다.
최근에는 면 제품에서 소스 및 스낵류로 카테고리를 다양화하고 있다. 불닭소스는 현재 일본, 중국, 미국 등 40여개국에서 판매중이며 소용량 포장의 불닭스틱소스 수출도 본격화하며 수출국과 소스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6월엔 일본에서 '불닭포테이토칩 3종'을 출시하며 스낵 라인업을 강화했다. 삼양재팬은 돈키호테, 라이프, 세이유 등 대형 슈퍼마켓을 비롯해 일본 대표 드럭스토어인 웰시아 등 주요 유통채널 약 2000개 점에 입점하며 일본 스낵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삼양식품은 수출 초기부터 KMF 할랄 인증을 획득했다. 2014년 KMF 할랄 인증, 2018년 한국 라면 업계 최초로 인도네시아 MUI할랄 인증으로 세계 무슬림 인구 60% 이상이 살고 있는 동남아 지역의 공략 여건을 마련했다.

불닭볶음면은 숏폼, SNS 등을 활용한 디지털 마케팅 덕을 톡톡히 봤다. 출시 이후 이렇다 할 마케팅을 하지 않았던 불닭볶음면은 2014년 유튜브 '영국남자' 채널에 소개된 이후 전 세계인들에게 소개됐고, 외국인들의 입맛까지 단숨에 사로잡았다.
매년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삼양식품의 성장세에는 '불닭 먹방 챌린지'와 같은 콘텐츠 경쟁력이 뒷받침했다는 설명이다. 매운맛을 측정하는 척도인 스코빌 지수가 무려 4404SHU인 불닭볶음면은 '맛있게 매운맛'으로 매운맛 먹방 트렌드를 주도하는 대표 식품이 됐다.
지난해 틱톡과 도우인을 중심으로 아시아 9개국에서 진행한 불닭 글로벌 캠페인 '플레이 불닭(PLAY BULDAK)'은 총 영상 조회수 약 7억뷰, 참여자 5만명을 기록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올해 미국에서 생일선물로 까르보 불닭볶음면을 받고 기쁨의 눈물을 흘린 소녀의 영상을 보고 삼양식품 측이 직접 찾아가 까르보불닭볶음면을 선물로 전달한 것은 이미 유명한 일화다. 소녀를 위한 깜짝파티를 다룬 영상은 게재 약 2주일 만에 조회 수 2500만회, 좋아요 400만개를 돌파했다.
삼양식품은 불닭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수출 성장세를 뒷받침하기 위해 생산능력 및 유통채널 확대에도 힘쓰고 있다.
삼양식품은 2019년 일본을 시작으로 2021년 미국과 중국, 2023년 인도네시아에 현지 판매법인을 설립했다. 이를 활용해 대량의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함과 동시에 파트너사가 보유하고 있는 물류시스템, 유통, 마케팅 역량을 활용해 체계적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아울러 삼양식품은 올해 '열무비빔면'을 생산 중단하며 불닭볶음면의 수출 규모를 확장해 시장 지위를 다지는 데 주력한다.
빠르게 증가하는 해외수요를 뒷받침하기 위해 밀양에 수출전진기지도 구축했다. 해외에 생산공장 없이 수출물량 전량을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는 삼양식품은 부산항과 인접한 밀양에 2022년 2400억원을 들여 연간 최대 6억개의 라면을 생산할 수 있는 신공장을 준공했다.

밀양1공장 준공 2년만에 착공에 들어간 밀양2공장은 연면적 3만 4576㎡에 지상 3층·지하 1층 규모로, 총 5개의 라면 생산라인이 들어설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완공 시 삼양식품의 연간 최대 라면 생산량은 기존 18억개에서 25억개로 증가하게 된다.
폭발적인 불닭볶음면 성장세에 주가 역시 강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삼양식품(62만원▽1만6000원) 주가는 최근 4개월 사이 무려 약 205% 상승했다. 지난달 19일 주가는 장중 71만8000원까지 오르면서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김태현 IBK연구원은 "내년 2분기 중 밀양 2공장이 준공되면 기존 대비 생산 능력이 약 40% 증가하는 만큼 지금의 높은 인기가 유지된다면 2026년에는 무리없이 매출 2조원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5월까지 국내 라면 수출 1위 국가인 중국에서 삼양식품의 라면 시장 점유율은 5% 수준에 불과하다"라며 "증설에 따른 수출 성장 여력이 여전히 높다고 판단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불닭이 수출 초기 중국, 동남아 등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고속 성장을 이어가다 최근에는 미주, 유럽 등으로 인기가 확산되고 있다"며 "해외법인을 중심으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한 아시아 지역에선 맞춤형 전략을 강화하고, 고속 성장세를 보이는 미주 등에서는 판매 채널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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