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폰 시장 16% 성장해
ASP 이끄는 주역 중 하나로
폼팩터 경쟁 나선 IT 기업들

그래픽=이준 기자. 자료=각 사, 카운터포인트리서치, 포인트데일리 DB
그래픽=이준 기자. 자료=각 사, 카운터포인트리서치, 포인트데일리 DB

[포인트데일리 이준 기자] 접는 스마트폰, 폴더블폰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과거 고객에게 외면받던 폴더블폰의 반전이다. 현재 폴더플폰은 일반적으로 플랫형 스마트폰 대비 단가가 높은 만큼 글로벌 스마트폰의 평균판매단가(ASP)를 끌어올리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폴더블폰은 기술과 시장 모두 성장세에 진입했다. 최근 발표된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 트래커'를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 폴더블폰 시장은 전년동기 대비 16% 상승했다.

카운터포인트 측은 지난 7일 "향후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프리미엄화 추세와 폴더블 스마트폰 채택 확대에 힘입어 2025년에도 ASP와 매출이 점진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폴더블폰 시장은 출하량 기준 기존 스마트폰의 2% 미만에 불과하다.

2019년 본격적으로 개화된 폴더블폰은 최근 들어 폼팩터 경쟁이 격화됐다. 삼성전자는 트라이폴드폰(두 번 접는 폴더블폰) 연내 '갤럭시Z 트라이폴드' 출시를 앞두고 있다. 지난달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에서 공개된 갤럭시Z 트라이폴드는 펼쳤을 때 10인치 수준의 디스플레이를 자랑하며 경쟁사는 화웨이다.

중국 IT 기업 화웨이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메이트 XS'를 출시했으며 지난 8월에는 2세대인 '메이트 XTs'를 공개했다. 메이트 XTs는 펼쳤을 때 기준 10인치에 달하는 스마트폰으로 전작 대비 힌지 두께와 내구성이 강화됐다.

폴더블폰 시장의 점유율 과반(카운터포인트 집계 기준)을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만큼 중국 IT 기업들은 하나 둘 폴더블폰 시장에 진입한 상황이다. 샤오미 역시 가로로 접는 폴더블폰 '믹스 플립 2'를 지난 6월 5999위안(한화 약 122만원)에 출시했다. 이는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삼성전자의 가로로 접는 폴더블폰 '갤럭시 Z플립7'(한화 약 149만원) 대비 22% 저렴한 수준이다. 다만 믹스 플립 2는 현재 현지에서만 구매가 가능하다.

오포도 지난 2월 세로로 접는 폴더블폰 'Find N5'를 선보였다. 오포에 따르면 Find N5는 닫았을 때 기준 두께가 8.93mm로 당시 세계에서 가장 얇은 폴더블폰이었다. 다만 삼성전자가 지난 7월 갤럭시 Z폴드7(이하 Z폴드7)을 출시하면서 타이틀을 내줬다. Z폴드7의 두께는 접었을 때 기준 8.9mm다. 무게도 Z폴드7(215g)가 Find N5(229)에 비해 가볍다.

고가형 스마트폰 강자 애플 역시 폴더블폰 시장 진출을 목전에 두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프리미엄(700~900달러)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과반(카운터포인트 집계 기준)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폴더블폰 시장의 게임 체인저 역할을 수행할 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IT매체 맥루머스는 지난 7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의 폴더블폰은) 이르면 내년 가을 시즌에 출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IT 매체 폰아레나는 "(애플의 폴더블폰은) 기존 폴더블보다 더 넓고 짧은 비율을 채택할 것"이라며 "(애플의 태블릿 PC인) 아이패드에 가까운 시청 경험을 암시한다"고 내다봤다. 이는 세로로 긴 형태인 갤럭시 폴드Z 시리즈와 다른 행보라고 폰아레나는 설명했다.

한편 '초슬림' 플랫형 스마트폰가 시장에서 주춤하는 것과 다르게 슬림형 폴더블폰은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역대 가장 얇은 갤럭시 Z폴드인 Z폴드7을 세상에 선보이며 슬림형 폴더블폰 시장을 이끌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Z폴드7은 출시 첫 주에만 국내 사전판매량 100만대를 넘어서며 역대 갤럭시 폴더블 사전판매 중 최다 기록을 세웠다. 이는 역대 갤럭시S 모델 중 가장 얇은 갤럭시 S25 엣지(지난 5월 출시)와 대조적인 성과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갤럭시 S25 엣지의 출시 첫 달 판매량은 19만대에 불과하다.

애플 역시 삼성전자와 다르지 않다. 애플은 지난 9월 '아이폰 17 시리즈'를 선보였다. 이 중 '아이폰 17 에어'는 두께가 5.6mm 수준으로 가장 얇은 아이폰이다. 지난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미국 내 초기 판매에서 아이폰 17 시리즈 구매자 10명 중 1명만이 에어를 택했다.

이 같은 추세는 기존 스마트폰과 대비되는 성능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갤럭시 S25 엣지의 경우 배터리 용량은 물리적인 한계로 3900mAh(갤럭시 S25 기본 모델은 4000mAh)를 사용했다. 아이폰 17 에어는 3100mAh 수준으로 기본형(3600mAh) 대비 작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폴더블폰의 경우 전작과 동일한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했다. Z폴드7의 배터리는 4400mAh로 전작인 갤럭시 Z폴드6와 같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고집적 설계를 통해 배터리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면서 "배터리 용량은 전작과 동일하지만 디스플레이 전력 효율과 소프트웨어 최적화로 체감할 수 있는 사용 시간은 더 늘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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