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가격 역대 최고치 경신…"클라우드 업체들, 가격보다 물량 확보 주력"

[포인트데일리 성창훈 기자] '반도체 겨울'을 예고했던 모건스탠리가 180도 달라진 시각으로 국내 반도체 양대 기업에 대한 목표가를 대폭 끌어올렸다.
모건스탠리는 11일 발표한 메모리 반도체 분석 보고서에서 "D램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돌파했으며, 가격 신고가는 일반적으로 주가 상승으로 연결된다"고 진단했다.
이번 반도체 시장 호황의 배경으로는 인공지능 인프라 구축 경쟁이 꼽혔다. 모건스탠리는 "AI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사업자들 간 경쟁이 메모리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며 "이들은 과거 고객사와 비교해 가격 민감도가 현저히 낮다"고 분석했다.
가격 상승세도 가파르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D램 가격 전망은 지난 2주간 급격히 올랐고, 낸드 계약가격 역시 기업용 SSD 제조업체들의 활발한 주문에 힘입어 4분기 중 20~30%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기본 목표가 14만4000원을 제시했다. 다만 중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시장 침투가 실패하고 세계 경기가 호조를 지속하며 반도체 수요 증가세가 이어진다면 강세 시나리오에서 17만5000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목표가 73만원으로 평가됐다. 모건스탠리는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 50% 후반의 수익률을 장기간 유지하고 시장 선도 지위를 지켜낸다면 강세장에서 85만원까지 상승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는 2021년 8월 '반도체, 겨울이 온다' 보고서로 업황 하락을 정확히 예측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작년 9월에는 범용 D램 가격 하락과 HBM 공급 과잉 전망을 근거로 SK하이닉스 목표가를 대폭 하향 조정했고, 이에 따라 주가가 장중 약 11% 급락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