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드론 침범에 나토 4조 발동
러시아·벨라루스 "고의 아냐" 반박
드론 잔해 추락, 민가 피해 발생

드론 잔해에 망가진 주택. 사진=연합뉴스
드론 잔해에 망가진 주택. 사진=연합뉴스

[포인트데일리 성창훈 기자] 폴란드 정부는 10일(현지시간) 러시아발로 추정되는 드론들이 모두 19차례 자국 영공을 침범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3대가 격추됐으며, 추가로 1대가 더 격추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도날트 투스크 총리가 전했다. 상당수 드론은 벨라루스 국경을 넘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투스크 총리는 각료회의 직후 “우리 군과 동맹국들이 첫 방공망 시험을 통과했다”며 이번 사건이 나토 동맹의 안보 대응력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조약 제4조 발동을 공식 요청했다고 밝혔다. 조약 4조는 회원국이 영토 보존이나 안보 위협을 받았을 경우 긴급 협의를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나토는 이날 북대서양이사회에서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

폴란드 외무부는 러시아 측 대리대사를 소환했으나, 러시아는 “공습은 우크라이나 서부 군사시설을 대상으로 한 것이며 폴란드 영토를 노린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벨라루스 역시 드론 경로 이탈 사실을 폴란드와 리투아니아에 통보했다며, 고의적 침범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벨라루스군 파벨 무라베이코 참모총장은 전자전 장비 교란으로 드론 일부가 길을 잃었으며 자국 공군이 이를 추적해 일부 격추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어느 쪽 드론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나토.    사진=연합뉴스
나토.    사진=연합뉴스

폴란드 국방부는 벨라루스로부터 일부 정보를 전달받았다고 확인하면서도 “우발적 사건이 아니다”라며 러시아의 의도적 도발 가능성을 거듭 강조했다. 현지 매체 TVP는 영공을 침범한 드론 1대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250㎞ 떨어진 중부 므니슈쿠프에 추락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드론은 이란제 샤헤드 드론을 개량한 러시아 ‘게란2’ 기종으로, 연료 고갈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폴란드 동부 비리키에서는 격추된 드론 잔해가 민가에 떨어져 지붕이 손상되는 피해도 발생했다. 현재 당국은 격추 및 추락한 드론 잔해 수색을 계속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러시아·벨라루스와 인접한 폴란드 안보 불안을 한층 고조시키며 나토의 집단 대응 여부에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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