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와 비교해보니...원본과 유사한 것이 특징
시간도 30초 가량 더 빨라...AI 이질감은 여전해

[포인트데일리 이준 기자] 'IT픽'은 최신형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실사용하며 장단점을 소개하는 기획 코너입니다. 객관적인 리뷰를 지향하나 주관적인 의견이 섞일 수도 있습니다. <편집자주>
인공지능(AI) 사진 편집 기술인 '나노 바나나'가 AI 특유의 이질감을 없애며 업계를 위협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나노 바나나로 만든 이미지가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기자가 직접 사용해보니 여타 AI 대비 자연스러움이 강점으로 꼽혔다.
19일 오후 기준 구글 트렌드에서 나노 바나나(nano banana)는 검색량 1만회를 넘으며 3위에 올랐다. 또 SNS 상에서는 과거 오픈AI의 챗GPT를 활용한 일본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지브리' 스타일 AI 이미지가 공유되듯 나노 바나나를 통해 만든 사진이 게시되고 있다.
주로 SNS 상에 공개된 나노 바나나 이미지는 사진 속 인물을 피규어로 전환시키거나 시선을 측면에서 정면으로 바꾸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 외에도 미국 팝스타 고(故) 마이클 잭슨과 빌리 아일리시가 셀카를 찍는 듯한 이미지도 구현됐으며, 인물과 바나나를 합성해 바나나를 쥐고 있는 사진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나노 바나나는 AI 배틀 사이트 'LMarena'에 올라온 이미지 편집 AI로, 편집을 원하는 이미지를 첨부하고 편집 방향성을 프롬프트로 입력하면 수십초 내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나노 바나나를 만든 기업은 알려진 바 없으나 업계에서는 과거 구글이 프로젝트명에 과일 이름을 사용해온 사례를 근거로 구글의 AI 기술로 보고 있다.
LMarena는 사용자의 요구에 맞춰 여러 AI가 작동되는 홈페이지로, 많게는 세 차례 시도하니 나노 바나나의 AI 기술이 적용된 편집본을 얻을 수 있었다.
특정 사진을 첨부하며 "Turn this image into a realistic photo of a collectible figure, placed on a computer dest, with its packaging box visible in the background."(해당 이미지를 사실적인 피규어로 바꿔주고, 컴퓨터 책상 위에 올려줘. 또 피규어 박스는 뒷 배경에 보이게 진열해줘)라고 프롬프트를 입력하자 나노 바나나는 약 20초만에 AI 사진을 만들어 냈다.
챗GPT의 월 20달러 유료 구독 서비스를 통해 만든 이미지와 비교해보니, 나노 바나나는 원본 이미지를 최대한 유지한 채 프롬프트에 따랐으나 챗GPT는 프롬프트 속 '피규어'(Figure)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간도 챗GPT가 30초 가량 더 소요됐다.

다른 프롬프트를 사용하니 두 AI는 더욱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Change the dog in the picture to stare at the front, and the place is the meadow."(사진 속 강아지가 정면을 응시도록 해주고, 장소는 초원으로 변경해줘)라고 요구하니 나노 바나나는 원본 강아지와 거의 동일한 사진을 구현했다. 반면 챗GPT는 육안으로 보았을 때 동일한 강아지라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의 차이를 보였다.
세부적인 차이를 살펴보니 나노 바나나는 원본 강아지의 모량과 착색 등을 반영해 표현했으나 챗GPT는 털의 컬링(Curling)과 색감만을 포착했다. 다만 두 AI 모두 AI 특유의 동화적인 표현이 두드러졌으며 음영 처리 역시 이질감이 느껴질 정도였다.
한편 일부 네티즌들은 점차 AI를 활용한 사진이 육안으로 구분하기 어려워 질 것이라는 이유로 'AI 포비아'(인공지능 공포증)를 호소했다. 아울러 AI 편집 이미지는 워터마크 등 AI 기술이 적용된 것을 알 수 있게 해 딥페이크 등 범죄 악용 사례를 막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삼성전자의 경우 AI 편집 기능을 사용한 이미지에 한해 좌측 하단에 'AI로 생성한 콘텐츠'라는 문구를 두고 있다.
이재성 중앙대 AI학과 교수는 "현실적으로 AI를 악용하는 사례는 있을 수 밖에 없다"면서 "출처를 표기할 수 있는 무언가는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워터마크 제도는 실효성이 크게 없을 것"이라며 "과거 동영상 AI에서 워터마크를 활용하는 사례가 있었으나 결국은 다 사라졌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