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보안 강점' 온디바이스 AI, 연내 출시
오픈AI와 협업한 'AI 에이전트' 곧 선보일 것

[포인트데일리 이준 기자] '전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소유한 카카오는 이제 '전국민 인공지능(AI)'을 위해 달려 나간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카카오는 AI 서비스의 대중화가 목표"라며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전 국민이 매일 AI를 접할 수 있는 접점을 마련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구체적으로 카카오는 연내 온디바이스 AI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는 기기 자체에서 AI를 수행하는 기술로 제품에 따라 인터넷 연결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아울러 개별적인 기기에서 구동되는 만큼 사이버보안에 있어 강점을 지닌다. 중소형 IT 업계를 제외하고 거물급 IT 기업이 온디바이스 AI 제품을 내놓는 것은 최초다.
카카오의 온디바이스 AI 기능은 카카오톡 내에서 구동돼 대화의 맥락 속에서 작동하는 AI 서비스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정 대표는 "이용자들의 데이터 프라이버시가 가장 높은 수준에서 관리될 뿐만 아니라, 카카오 입장에서도 대규모 추론 모델을 절감할 수 있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AI 에이전트 기능도 선보일 계획이다. 카카오는 지난 2월 대규모언어모델(LLM) 챗GPT를 서비스하는 미국 오픈AI와 손을 잡고 비서형 AI인 AI 에이전트 기술 관련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당시 카카오는 "공동 상품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 대표는 "챗GPT 이용자 경험 위에 카카오톡이 보유한 자산과 국내 이용자 이해도를 더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협업 서비스는 이용자가 필요한 것들이 카카오톡 안에서 완결될 수 있도록 설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이 협업한 AI는 챗GPT의 데이터 및 AI 노하우, 카카오톡과 이에 파생된 핀테크(카카오페이), 모빌리티(카카오택시) 등 다양한 카카오 플랫폼이 결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카카오가 목표로 세운 '전국민 AI'와 맞닿아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에서는 카카오의 AI 기술 선점 전략을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카카오의 기술력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더럿 존재했다. 일례로 카카오는 AI 업계에서 타 기업 대비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글로벌 AI 모델 오픈소스 공유 커뮤니티 허깅페이스에 따르면 카카오가 지난달 24일 공개한 'Kanana-1.5-v-3b'의 다운로드 수는 8일 기준 1만1758회다. 9일 차이로 LG AI연구원이 공개한 하이브리드 AI 모델 'EXAON 4.0 32B'는 56만7405회다.
아울러 지난 4월에 공개된 네이버의 'HyperCLOVAX-SEED-Vision-Instruct-3B'의 경우 지난달 한달 동안 55만2657회 다운로드를 자랑했다. 출시 일자를 감안해도 카카오의 오픈소스와 많게는 수십배 차이난다.
AI 업계 한 관계자는 "허깅페이스 다운로드 횟수가 객관적인 지표는 맞으나 해석하기 나름"이라면서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다운로드를 받았다는 것은 업계에서 그 모델이 쓸 만하다든지 아니면 괜찮다는 이야기가 돌아 다운로드 횟수가 늘어난다는 것이 일반적인 추측"이라고 설명했다.
또 기업의 오픈 소스의 수준은 정부가 시행하는 국가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자 선정 과정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 AI 파운데이션 모델은 국민이 사용할 AI를 만드는 'AI 국가대표'를 선발해 일정기간 지원하는 사업이다. 당초 카카오는 15곳에 선정돼 10곳에 들었으나, 지난 4일 최종 5곳 선발 과정에서 탈락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지난 4일 사업자 컨소시엄을 10곳에서 5곳으로 추리면서 5개 정예팀에 대해 "오픈소스개발·확보한 인공 지능 기초 모형(AI 파운데이션 모델) 등을 다른 기업 등이 상업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높은 수준의 오픈소스 정책을 제시했다"며 "국내 인공 지능 생태계 확장과, 다양한 인공 지능 서비스 개발 촉진, 우리 국민들의 인공 지능 접근성 증진 등에도 다각도로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정부 사업과 카카오의 목표가 다른 방향에 있는 것이 아니다"며 "앞으로 이 같은 목표에 맞춰 열심히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AI 업계에서 최초로 기술을 공개하는 것은 기술을 앞섰다는 의미가 아닐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 메타 등 빅테크에서는 경량화 등 상용화에 앞서 고려할 부분이 많다"며 "일부 미국 AI 기업에서 최초로 내놓은 서비스는 상대적으로 그런(고려할) 부분이 적어 내놓을 수 있지 않았을까"라고 조심스럽게 추측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