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기업 체감 경기 92.1...13개월 이후 최고 수준
제조업 92.7·비제조업 91.8…전 업종 개선 반도체 호황에 제조업 상승...내수·중소기업 부진
[포인트데일리 조혜승 기자] 기업 체감경기가 한 달 만에 반등해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반도체 호황 등 영향으로 제조업이 개선됐고 수출, 대기업이 상승세를 이끌었으나 중소기업, 내수 기업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11월 기업경기조사에 따르면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전월보다 1.5포인트(p) 오른 92.1로 집계됐다. 이는 한 달 만에 오름세로 지난해 10월 92.5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CBSI는 기업 심리의 종합적 판단을 위해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중 주요 지수(제조업 5개, 비제조업 4개)를 바탕으로 산출한 심리 지표다. 장기평균치(2003년 1월부터 2023년 12월)를 기준값 100으로 놓고 이보다 크면 낙관적,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 CBSI는 92.7로 전월 대비 0.3p 올랐다. 제품 재고, 업황 등이 지수를 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비제조업은 전월 대비 2.3p 오른 91.8로 집계됐다. 전 산업은 전월과 같은 91.1로 나타났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은 95.8로 전월 대비 0.7p 올랐지만 중소기업은 88.7로 0.5p 떨어졌다.
수출기업은 98.3으로 1.5p 올랐다. 내수기업은 89.6으로 0.7p 하락했다.
제조업 실적은 전자 영상, 통신장비, 금속가공, 석유정제, 코크스 등을 중심으로 개선됐다. 인공지능(AI) 산업 활성화에 따른 메모리 가격 상승과 수출 호조세, 조선사 및 해상풍력 발전소 관련 수주 증가, 유가 하락에 따른 정제 마진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비제조업 실적은 도소매업, 정보통신업, 운수창고 등을 중심으로 개선됐다.
12월 CBSI 전망은 전월과 동일한 91.1로 집계됐다. 제조업은 전월 대비 0.9p 하락한 91.7, 비제조업은 전월 대비 0.5p 상승한 90.7로 조사됐다.
기업경기실사지수(BSI)와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한 11월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에 비해 0.3p 하락한 94.1을 기록했다.
계절적 요인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는 94.6으로 0.8p 올랐다.
이혜영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영업 일수가 (10월보다) 늘어난 가운데 반도체 호황으로 제조업이 상승하고, 비제조업도 소비심리 회복 등으로 도소매업 중심으로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환율이 오르면서 기타 기계 장비 등 일부 업종의 자금 사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전산업 지수가 장기 평균을 하회하는 수준으로 아직 좋은 상황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11일부터 18일까지 전국 3524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이 중 3269개 기업(제조업 1824개, 비제조업 1445개)이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