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샘 당직 대신 AI가 척척"… 광주發 행정혁신 정부도 통했다
16개월간 민원 2만4천건 자동 처리… 야간 업무 효율 '쑥' 연간 당직비 9천만원서 900만원으로 '뚝'… 예산 절감 효과도
[포인트데일리 양은석 기자] 광주시가 정부의 국가공무원 당직제 폐지 방침에 환영 입장을 밝히며, 지난 1년여간 선제적으로 운영해 온 인공지능 당직 시스템의 성과를 강조했다.
광주시는 인사혁신처가 76년 만에 국가공무원 당직제도 전면 폐지를 발표한 것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인사혁신처는 지난 24일 국가공무원 당직제도 전면 개편 내용을 담은 ‘국가공무원 복무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는 인공지능(AI) 시대에 부합하는 변화가 본격화된 것이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광주시는 이미 지난해 8월 특·광역시 최초로 기존의 당직제를 전면 폐지하고 ‘AI 당지기’를 도입해 운영해오고 있다. AI 당지기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야간이나 휴일에 접수되는 당직 민원을 실시간으로 응대하고, 내용을 담당 부서나 유관 기관에 자동으로 전달하는 시스템이다.
시는 이 시스템 도입을 통해 관행적인 야간 당직 근무의 비효율성을 없애고 민원 대응의 신속성을 높였다. 특히 전체 당직 민원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단순 반복 민원을 AI가 처리하게 함으로써, 직원들의 불필요한 야간 근무와 이로 인한 다음 날 업무 공백 문제를 해소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운영 성과도 수치로 입증됐다.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0월까지 AI 당지기가 응대한 민원은 총 2만9057건으로, 이 중 83%에 달하는 2만4108건을 시스템이 자체적으로 처리했다. 이에 따라 직원이 직접 응대해야 하는 야간 전화 민원은 하루 평균 20건에서 10건으로 50%가량 감소했다.
예산 절감 효과 또한 뚜렷하다. 기존 당직 운영 시 연간 9000만원에 달했던 당직 수당은 AI 당지기 도입 이후 900만원으로 줄어들어 약 90%의 예산을 아꼈다.
강기정 시장은 “광주가 1년여 전 먼저 걸었던 길을 이제 정부가 따라 걷고 있다”며 “재난안전상황실의 24시간 운영체계와 AI 시스템의 결합을 통해 시민 불편을 충분히 해소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이어 강 시장은 “정부의 이번 방침은 AI 시대에 광주가 선도한 행정 혁신의 파급력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앞으로도 불필요한 업무를 개선해 공직자가 시민 행복과 광주의 변화를 위해 집중할 수 있도록 혁신을 지속하겠다”고 덧붙였다.
광주시는 향후 지역 특성을 고려해 사투리 억양 및 발음 인식 기능을 고도화하고, 재난 등 긴급 상황에 맞춰 작동하는 별도의 대응 시스템 추가를 검토해 스마트 행정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