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AI 생태계 속 삼성 반도체 없다면 큰 타격 있을 것"
SK하이닉스엔 "메모리로 정평이 나 있어" 피지컬 AI에 발 들인 엔비디아 "영향력 커" "'AI 풀스택 국가' 韓, 세상 이끌 요소 보유"
[포인트데일리 이준 기자] 엔비디아가 국내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에 대해 인공지능(AI) 생태계를 지탱하는 핵심으로 보았다. 특히 그래픽 처리 장치(GPU)를 비롯해 이를 지탱한 고대역폭메모리(HBM)에 대해 고평가했다.
엔비디아는 지난 17일부터 18일까지 이틀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엔비디아 AI 데이 서울'을 개최해 이 같이 주장했다. 엔비디아는 이번 행사에서 원데이로 진행되는 핸즈온 워크숍을 비롯해 한국의 AI 비전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18일 엔비디아는 자사의 GPU 26만장(국내에 구축된 GPU의 5배 수준)을 공급받는 국내 기업에 대해 소개했다. 앞서 엔비디아는 최근 한국에 '선물'로 GPU를 공급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GPU는 AI의 '두뇌'로써 AI 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필수재로 꼽힌다. 엔비디아는 정부와 삼성전자를 비롯해 SK그룹, 현대차그룹, 네이버클라우드 등에 GPU를 나눠 공급한다.
이날 마크 해밀톤 엔비디아 아키텍처·엔지니어링 솔루션 부사장은 "삼성은 가전부터 반도체까지 많은 제품을 구비하고 있다"면서 "삼성이 만들어내고 있는 반도체가 인공지능(AI) 생태계에 없다면 큰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엔비디아가 발표한 그래픽 처리 장치(GPU) 26만장 공급 발표에 대해서도 "삼성전자가 큰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경쟁사인 SK하이닉스에 대해선 "메모리로 정평이 나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HBM을 통해 전체 AI 컴퓨팅 핵심 기술을 가능하게 했다"며 "HBM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해밀톤 부사장은 엔비디아의 GPU를 수급하는 네이버에 대해 "한국에서 2019년 처음 협업한 AI 기업 중 하나"라며 "네이버는 클라우드 등으로 AI 얼리어댑터로 채택해 다양한 상품에서 AI를 도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와 함께 자율주행 차량 협업을 진행 중이다. 해밀톤 부사장은 "자율 주행 차량의 전체적인 설계와 디자인이 더욱 빠르게 AI를 통해서 만들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엔비디아는 게이밍 그래픽처리장치(GPU) 기업으로 출발해 포괄적인 가속화 플랫폼(CUDA, 쿠다)를 구축해 AI 칩 기업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최근에는 AI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구축에도 힘쓰고 있는 상황이다. 실파 콜하트카르 엔비디아 AI 국가전략 사업개발 글로벌 총괄은 "엔비디아는 국가 차원의 공공재가 됐다"면서 "AI가 인터넷과 같은 기본 인프라가 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엔비디아는 다음 스텝으로 피지컬 AI에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콜하트카르 총괄은 "피지컬AI라는 것은 (AI를) 물리적인 세계로 옮기는 변화"라며 "대규모로 산업이 재편돼 영향력이 엄청 나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1000만개 공장과 20만개의 물류창고, 국가총생산(GDP)의 거대한 비중이 피지컬 AI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콜하트카르 총괄의 주장이다. 엔비디아는 피지컬 AI를 통해 차량에서부터 산업 플랜트, 스마트시티까지 자율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실현을 위한 '훈련', '시뮬레이션', '배포' 등 세 가지의 단계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콜하트카르 총괄은 "피지컬 AI는 보다 포괄적인 컴퓨팅 수요를 견인하고 한국의 제조, 자동차, 산업 생태계에 막대한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며 "엔비디아는 AI 역량 자원을 제공하고 협력을 진행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발빠르게 소버린 AI 전략을 수립하고 막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세상을 이끌 모든 요소를 한국이 모두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인프라의 필수재인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선 "(삼성과 SK의 파트너십은) AI의 미래를 정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