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회장, 알리바바와 JV ‘그랜드오푸스홀딩’ 초대 의장 맡는다

지마켓 재도약 직접 진두지휘… JV, 유상증자·사무실 이전 등 조직 정비 속도

2025-11-12     김혜미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신세계와 중국 알리바바인터내셔널의 합작법인 ‘그랜드오푸스홀딩’의 이사회 초대 의장으로 선임됐다. 사진=신세계

[포인트데일리 김혜미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신세계그룹과 중국 알리바바인터내셔널이 설립한 합작법인(JV) ‘그랜드오푸스홀딩’의 이사회 초대 의장을 맡는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열린 그랜드오푸스홀딩 주주총회에서 정 회장이 이사회 의장으로 공식 선임됐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인사를 통해 정 회장이 이커머스 사업 재정비에 직접 나섰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그랜드오푸스홀딩은 G마켓(지마켓)을 자회사로 두고 있으며, 신세계와 알리바바인터내셔널이 지분을 공동 보유하는 형태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G마켓을 자회사로 둔 JV의 이사회 의장을 정 회장이 맡는 것은 알리바바와의 협업을 기반으로 지마켓의 재도약을 이끌겠다는 강한 의지”라며 “정 회장은 신세계와 알리바바가 힘을 합친 JV가 국내외 이커머스 시장을 선도하는 기반을 마련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사회는 총 5명으로 구성되며, 주요 의사결정은 만장일치로 진행된다. 이사회 구성원에는 제임스 장(한국명 장승환) 지마켓 대표,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대표, 제임스 동 AIDC 인터내셔널 마켓플레이스 사장 등이 포함됐다. 제임스 동 사장은 알리바바그룹의 해외 이커머스 사업 총괄을 맡아온 핵심 경영진이다.

조직 운영 측면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그랜드오푸스홀딩은 최근 사무실을 이전했다. 기존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가 위치한 서울 삼성동 파르나스타워에서 지마켓 본사가 있는 강남역 인근 강남파이낸스센터로 이전하며 지마켓과의 협업 시너지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또한 약 12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해 자본금을 기존 6억원에서 126억원으로 확대했다. JV의 조직과 재무적 기반을 강화하는 과정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한편, 그랜드오푸스홀딩의 자회사인 지마켓도 경영진 구성을 마무리했다. 사내이사로는 제임스 장 대표, 김정우 최고제품책임자(CPO), 알리바바 측에서 파견된 치엔하오 최고재무책임자(CFO) 3명이 이름을 올렸다. 치엔하오 CFO는 알리바바 계열사인 라자다에서 CFO를 맡아온 글로벌 이커머스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감사는 이마트 재무담당 이용명이 선임됐다.

신세계그룹이 이커머스 사업에 대한 정 회장의 직접적인 리더십을 강조하면서, 지마켓의 사업 체질 개선과 알리바바와의 협업 시너지 강화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행보를 두고 “정용진표 이커머스 턴어라운드”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 회장이 직접 지마켓 회생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았다”며 “알리바바의 글로벌 판매 네트워크와 신세계의 오프라인 인프라가 결합되면 상당한 파급력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