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K패션 앞세운 백화점들 해외 진출 '3사3색'

신세계, 프랑스·일본 이어 태국서 팝업스토어... 참여형 콘텐츠로 브랜드 알리기 현대백, 상설 매장 중심 직접 진출 전략... 도쿄점 개점 등 일본 시장 집중 공략 롯데백, 베트남·인니에 직영점... 글로벌 유통망 활용 B2B 수출 중심 시장 확대

2025-11-06     김혜미 기자
국내 백화점 3사가 K뷰티와 K패션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가속하고 있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에서 연 팝업 행사에 몰려든 고객들의 모습. 사진=롯데백화점

[포인트데일리 김혜미 기자] 국내 백화점 3사가 K뷰티와 K패션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가속하고 있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내수 부진으로 백화점 3사의 매출이 모두 한 자릿수 역성장을 기록하자, 성장 동력을 해외에서 찾겠다는 전략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팝업스토어를 활용한 교류형 진출 전략을 택했다. 신세계는 지난 5일 태국 방콕의 최대 쇼핑몰 센트럴월드에서 K뷰티 브랜드 15개를 모은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하루 방문객이 15만 명에 달하는 핵심 상권으로 스킨케어 브랜드 메디필 글로우 브이티 등 7개 메이크업과 향수 브랜드 뮤드 코랄헤이즈 등 8개가 참여했으며 내년 1월 30일까지 운영할 예정이다. 현장에서는 윷놀이 체험 한국 전통 디저트 제공 등 K컬처 요소를 결합한 참여형 콘텐츠로 고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신세계는 지난 7월 프랑스 파리에서 백화점 프렝땅과 협업을 진행했고 10월에는 일본 시부야109와 협업해 K패션 브랜드 팝업스토어를 운영했으며, 이는 신세계백화점이 현지 리테일 기업과 협력하는 교류형 전략의 일환이다. 신세계는 자사 편집숍 플랫폼 ‘하이퍼그라운드’를 중심으로 해외 진출을 확대하고 있으며, 그 결과 올해 1~10월 해외 팝업 매출이 전년 대비 약 2배 증가했다.

신세계 하이퍼그라운드는  6일부터 내년 1월 30일까지 센트럴월드에서 K-뷰티 브랜드 15개를 모은 대형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사진=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은 상설 매장을 중심으로 한 직접 진출 전략을 선택했다. 현대는 지난 8월 일본 도쿄 시부야 파르코에 정규 매장 더현대 글로벌 도쿄점을 개점했고 내년 상반기에는 일본 패션 중심지 오모테산도 쇼핑 거리에 약 660제곱미터 규모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연다. 현대는 향후 5년간 일본 내 리테일숍을 5곳까지 확대할 계획이며 실행력 확보를 위해 일본 패션 플랫폼 ‘누구’ 운영사 메디쿼터스에 300억 원을 투자했다. 동시에 지난달 대만 대표 백화점 신광미츠코시 A11점에서 팝업을 운영하며 시장 반응을 확인했다.

롯데백화점은 글로벌 유통망을 활용한 B2B 수출 중심 전략을 선택했다. 직영 점포 대신 자체 해외 네트워크를 통해 국내 중소 K패션과 K뷰티 브랜드의 수출을 돕는 방식이다. 롯데는 11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롯데 대한민국 브랜드 엑스포를 열고 패션 뷰티 식품 분야 국내 기업 50여 곳을 유럽 바이어들과 연결했다. 롯데는 백화점 3사 중 유일하게 해외 직영 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베트남 3개 인도네시아 1개의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개점 2년 만에 누적 매출 5700억 원을 돌파했다.

3사가 해외 진출을 서두르는 이유는 명확하다. 올해 상반기 백화점 3사는 모두 매출이 역성장했고 신세계와 현대는 영업이익도 감소했다. 롯데만 영업이익이 29.9퍼센트 증가했지만 이는 점포 구조조정으로 비용이 크게 감소한 영향이 컸다.

지난 해 11월 현대백화점 파르코 시부야점 팝업 매장 모습. 사진=현대백화점

유통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산업이 내수 소비 둔화로 구조적 저성장에 들어선 만큼, 국내보다 해외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돌파구를 찾는 상황”이라며 “백화점 3사가 팝업스토어와 상설 매장, 현지 유통사 협업 등 다양한 방식으로 K뷰티·K패션의 글로벌 유통 허브 구축에 나서고 있으며, 앞으로의 경쟁은 누가 더 빠르게 해외 채널을 확보해 K브랜드를 확장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