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5000시대] 수익다각화 공든탑 NH투자증권, IB·리테일 모두 잡는다

증시 활황 속 전분야 실적 개선…IB 두각에 패밀리오피스로 리테일 강화 지주 유상증자 업고 IMA 인가 추진…수익성 개선 가속도 기대

2025-09-18     방영석 기자
NH투자증권 사옥 전경. 사진=NH투자증권

[포인트데일리 방영석 기자]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한국 경제와 자본시장이 구조적 대전환기에 진입했다. 정부는 국력 세계 5위와 국민소득 5만달러, 코스피 5000포인트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 과제를 야심 차게 제시했지만, 한국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은 녹록지 않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미국 정부가 촉발한 관세 전쟁 등 대내외 악재로 국내 경제 성장률은 2030년대 1%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를 극복하고 한국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은 제도 개편과 규제 혁신이다. 포인트데일리는 창간 9주년을 맞아 [대전환기 한국경제, 혁신에서 길을 찾자]를 통해 한국 경제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편집자 주>

NH투자증권은 증시 호조 속 리테일과 기업금융(IB) 실적을 동시에 개선하며 상반기 우수한 수익다각화 성과를 거둬들였다.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로 리테일을 강화하고 지주사 유상증자로 하반기 종합투자계좌(IMA) 인가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어 향후 수익성 개선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IB명가 위상 재확인…패밀리오피스로 리테일 시장 영향력 확대

NH투자증권은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661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4650억원으로 10% 늘었다.

미국 금리 기대감에 글로벌 빅테크 기업 호실적이 겹치며 코스피 지수가 상승하면서 유가증권 운용 이익이 확대됐다.

매매거래 수익은 2980억원으로 전년 동기 2389억원 대비 24.7% 늘었고 정책 환경 호조 속 기업금융(IB) 수익 또한 1719억원으로 전년 동기 1034억원과 비교해 66.2% 급등했다.

이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추진한 수익다각화 작업이 성과를 나타낸 결과로 풀이된다. 

IB에서의 강점을 유지하면서도 리테일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이 실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진 것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윤병운 대표이사가 주도로 두 차례에 걸쳐 NH투자증권 전 지점을 방문하면서 현장 직원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이는 해외주식 수수료 무료,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 일임서비스, 퇴직연금 상장지수펀드(ETF) 적립식 자동투자 서비스, 리테일 대여풀(제 3자 주식 대여) 등의 정책을 내놓는 바탕이 됐다.

NH투자증권은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기준 대표적인 IB 시장인 주식자본시장(ECM)과 부채자본시장(DCM)에서 각각 1위와 2위 자리를 차지하며 IB 명가의 위상을 지켜냈다.

리테일 부문에서는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패밀리오피스 서비스가 수익원 확대의 선봉장 역할을 담당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조직개편으로 패밀리오피스를 기존 '프리미어블루' 산하에서 리테일 부문 직속 조직으로 격상시키고 자산관리 어드바이저 컨설팅본부를 신설했다. 

NH투자증권의 패밀리오피스는 전신 '프리미어블루'가 2021년 출범으로 경쟁사 대비 후발주자로 시작했음에도 가입 조건을 기존 10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상향해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로 시장 영향력을 넓혀ㅆ다.

실제로 7월 기준 패밀리오피스 가입 가문은 200가문을 돌파했다. 전년 동기 대비 125% 성장한 수치로 업계에서 가장 빠른 수준의 성장세다. 

특히 신규 가입 고객의 30%가 타사에서 자산을 옮긴 것으로 확인돼 기존 고객들이 추가 자산을 맡기거나 신규 고객 소개로 이어지는 선순환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IB부문은 DCM, ECM 등에서 다수의 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리그테이블에서 업계 최상위권을 유지했다"며 "선제적이고 실효성 있는 리스크 관리와 기확보한 딜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위해 노력한 결과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도 수익다각화를 적극 모색해 안정적이고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IMA 시장 조기진출 추진…자본력 강점 극대화 기대

NH투자증권은 시장 예상을 깨고 IMA 진출 시기를 앞당기고 있어 수익다각화 전략의 성과가 올해 하반기 더욱 확대될 기대된다.

IMA는 예탁금을 기업대출이나 회사채 등 기업금융에 투자해 수익을 분배하는 계좌를 말한다. 발행어음 만기를 1년 이상으로 늘릴 수 있어 '규모의 경제'를 통한 대형사의 신규 미래먹거리 시장으로 꼽힌다.

다만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이 인가 조건이었기에 1분기 기준 7조2459억원에 그쳤던 NH투자증권은 신청 자격이 없었다.

그러나 NH투자증권은 7월 농협금융지주를 대상으로 6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성사시키며 자기자본을 8조원 이상으로 확대해 이 같은 한계를 극복했다.

이르면 연내 인가 결과가 드러날 예정으로 현재 인가를 시도할 수 있는 증권사가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 총 3개사이기에 '1호 인가사'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올해 증권업계는 발행어음을 통해 단·장기 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고 이를 기반으로 기업금융·해외투자·부동산 금융까지 운용 범위를 넓히면서 자본 격차가 증권사 간 사업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NH투자증권의 이번 IMA 시장 조기진출 시도가 수익다각화 전략의 방점을 찍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다.

이정현 NICE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NH투자증권은 지주 유상증자로 자본 적정성 제고와 경쟁력 강화가 기대된다"며 "IMA 사업자로서 최종 인가 여부와는 별개로 이번 자본 확충은 사업경쟁력 제고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