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5000시대] 한국투자증권, 분기 1조클럽 달성...전인미답 길 걷다

반기 영업익 1조원 돌파 사상 최초…수익다각화·발행어음 사업 성과 유상증자 통해 자기자본 12조원 육박…IMA '1호 인가사' 등극 청신호

2025-09-11     방영석 기자
한국투자증권 사옥. 사진=포인트데일리 DB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한국 경제와 자본시장이 구조적 대전환기에 진입했다. 정부는 국력 세계 5위와 국민소득 5만달러, 코스피 5000포인트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 과제를 야심 차게 제시했지만, 한국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은 녹록지 않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미국 정부가 촉발한 관세 전쟁 등 대내외 악재로 국내 경제 성장률은 2030년대 1%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를 극복하고 한국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은 제도 개편과 규제 혁신이다. 포인트데일리는 창간 9주년을 맞아 [대전환기 한국경제, 혁신에서 길을 찾자]를 통해 한국 경제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편집자 주>

[포인트데일리 방영석 기자]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증권사 중 최초로 반기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며 코스피 5000시대 달성 과정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냈다.

꾸준한 수익다각화 전략이 가시적 성과를 나타낸 상황에서 자기자본을 착실하게 확대하고 있기에 연말 압도적인 호실적이 확실시 되고 있다.

◇증권업계 새역사…반기 실적 1조원 돌파 축포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1조79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6개월만에 '1조클럽'에 입성했다.

국내 증권사 중 반기 실적이 1조원을 넘은 것은 한국투자증권이 처음이다. 압도적인 호실적으로 올해 영업이익 1위 '리딩 증권사' 자리를 조기예약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투자증권의 영업이익은 상반기 10대 증권사 전체 영업이익(5조4857억원)의 5분의 1에 달한다.

호실적의 배경으로는 한국투자증권의 우수한 수익다각화 역량이 꼽힌다. 각 사업 부문의 고른 성장과 더불어 자본 운용 중심의 수익 기반이 맞물리며 시너지가 났다는 평가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부터 채권·외환·원자재(FICC) 비중을 확대하고 전문 조직을 재편하는 등 영업력 강화에 주력했다.

이에 상반기 한국투자증권의 매출액(영업수익)은 10조9726억원 중 자산운용 부문이 46.3%, 기업금융(IB) 부문이 16.5%의 비중을 차지하면서 고른 수익 개선을 달성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순영업수익 기준 사업별 비중이 리테일 30%, 운용 27%, 기업금융(IB) 9%, 홀세일 9%, 기타 13%로 균형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보한 상태다. 

운용성과와 경쟁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낸 결과 매매거래와 IB 모두 우수한 실적을 기록하며 '1조클럽' 입성의 쌍두마차 역할을 담당한 것이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진=한국투자증권

◇자기자본 13조원 육박…발행어음 사업 실적개선 윤활유 역할 

올해 한국투자증권의 또다른 호실적 비결로는 발행어음 사업이 꼽힌다. 

압도적인 자기자본을 기반으로 발행어음 사업을 창구로 운용 수익을 끌어올리면서 영업이익 1조원 달성에 상당 부분 기여한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의 마진율은 150~200bp(1bp=0.01%포인트) 수준이다. 

발행어음 잔고가 18조원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발행어음으로 내는 마진만 연간 2700억~36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17년 발행어음업에 선제적으로 진입한 이후 적극적으로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종합투자계좌(IMA) 인가를 추진하고 있어 자기자본을 기반으로 한 수익성 개선 행보가 더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르면 10월 중 IMA 인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 중이다. 현재 IMA 1호 사업자 인가를 두고 경쟁중인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을 제치고 '1호 인가사'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지난달 26일 한국금융지주가 한국투자증권 보통주 1만8000주를 발행해 9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사실은 IMA 인가 가능성을 높이는 근거가 되고 있다. 

유상증가 효과로 예상되는 올해말 자기자본은 11조9000억원에 달한다.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 한국투자증권의 호실적 레이스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우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한국투자증권은 경쟁사 대비 많은 발행어음 잔고와 양호한 운용능력에 기인해 올해 상반기 시장 기대치를 넘어서는 호실적을 기록했다"며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은 만큼 조달비용이 감소로 연말 실적이 더 큰 폭으로 개선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