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이즈 IT] 창사 이래 최대 위기?...애플, 어디서 삐끗했나
주가는 올해 12%하락...시총 1위도 엔비디아에 내줘 큰손 중국 내 부진 가시화...매장 철수 및 매출 감소 중 애플 인텔리전스 늦어지는데...AI 인재는 이탈세 가중
[포인트데일리 이준 기자] 급속도로 발전한 IT, 빠르지만 짧지 않은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IT 이슈는 계속해서 발생하는데 용어부터 어려워 의미인지 이해는 되지 않고, 사회는 친절하게 설명해주지 않는다. '왓이즈 IT'에서 보다 쉽게 알아보자. <편집자주>
최근 경제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애플은 설상가상 인공지능(AI) 개발이 늦어지며 창사 이래 최대 위기라는 말도 나오는 가운데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업계의 분석도 공존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주가 하락을 비롯해 시장 점유율 하락, 큰손 중국의 이탈세, AI 인재 이탈 등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돈의 흐름을 먼저 살펴보면, 애플의 주가는 올해 들어 243달러대에서 214달러대로 약 12% 하락했다. 지난해 말 시가총액 4조달러를 목전에 둔 애플의 시가총액은 29일(현지시간) 기준 3조1555억달러에 불과했다. 엔비디아에게 시총 1위 자리를 빼앗긴 애플은 '사상 첫 시총 4조달러' 타이틀도 엔비디아에게 내줬다. 엔비디아는 지난 9월 전 세계 기업 최초로 시총 4조달러를 터치했다.
중국에서 매출 하락을 겪고 있는 애플의 부진이 가시적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의 중국 직영점인 랴오닝성 다롄 백년성 지점 매장은 다음달 9일을 끝으로 문을 닫는다.
애플의 올해 회계연도 2분기 중국 매출은 약 160억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2% 하락한 규모다. 올해 초 애플은 중국에서 부진을 겪자 급기야 공식 홈페이지에서 애플 제품 구매시 최대 800위안(한화 약 15만원) 할인하는 프로모션을 실시하는 강수를 두기도 했다. 애플은 할인에 인색한 기업으로 알려졌다.
경쟁사 제품 대비 비싼 가격을 자랑하는 애플은 최근 국제적으로 경제 불황 여파가 지속되자 타격을 입은 기업 중 하나다. 특히 스마트폰 분야에서는 자국 내에서도 삼성전자에 추격당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애플 보급형 스마트폰 가격의 절반에 불과한 보급형 모델 '갤럭시 A36 5G'를 출시해 글로벌 시장에서도 우위를 점했다.
전날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은 여전히 점유율 1위를 달성했으나, 삼성과의 점유율 차이가 33%포인트에서 18%포인트로 줄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가격에 예민한 소비자들이 애플을 구매하기 쉽지 않은 상태"라며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 인공지능(AI) 기능 등을 갖춘 삼성전자에 쏠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늦은 AI 도입과 기대치에 못미치는 AI 성능 역시 하락세로 빠져든 이유로 꼽힌다. 애플은 지난해 10월 자사 생태계에 인공지능을 도입한 '애플 인텔리전스'를 출시했으나,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샤오미에게 이미 뒤쳐진 상태였다. '혁신의 아이콘'이라 불렸던 애플에게는 뼈아프다.
애플 인텔리전스의 핵심 기능인 '개인화 된 시리' 출시는 여전히 미지수다. 애플에 따르면 개인화 된 시리는 맞춤형 AI 비서로 이용자의 데이터와 일상 등을 활용해 맞춤형 작업을 실시하는 기능이다. 앞서 애플은 지난해 6월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개인화된 시리를 공개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4월 출시될 것으로 전망했으나, 계속해서 출시가 연기됐다.
크레이그 페더리기 애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담당 수석 부사장은 지난달 WWDC에서 "(애플의 음성비서인) 시리를 더욱 자연스럽고 유용하게 개선했으며 더욱 개인화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시간이 더 필요하다. 이 소식은 내년에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의 AI 인재 풀 역시 녹록치 않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애플의 멀티모달 AI 연구원으로 알려진 보웬 장은 메타로 이직한다. 애플의 AI 모델 총괄 뤄밍 팡을 비롯해 애플의 AI 연구원이 타 빅테크 기업으로 옮기는 사례가 더럿 발생하고 있다.
현지 증권가에서는 애플이 AI 기업을 인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내외부에서 나오고 있다. 아티프 말리크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AI 유망 기업을 인수하거나 지분 투자에 나서야 투자자 시각이 긍정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14일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애플이 내부적으로 AI 스타트업 퍼플렉시티 인수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편 업계에서는 애플의 단단한 펀더멘탈을 근거로 금새 반등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의 기업공시 자료를 살펴보면 애플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지난 3월 기준 한화로 39조원에 달하며, 매출총이익은 62조원에 달한다. 연구개발(R&D)에 사용 하는 금액은 해당 분기에만 약 12조원이다.
IT 업계 한 관계자는 "애플의 생태계는 견고해 이를 선호하는 팬들이 분명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즉 애플 생태계에 어우러지는 AI 기능이 나오면 다시 반등하기 충분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