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품는 K뷰티] LG생활건강, '차별적 고객 가치'로 중국 넘어 일본·북미 등 시장 다변화

2분기 영업익 1585억, 전년比 0.4% 성장...견조한 실적 유지 중국 시장 '선택과 집중'...더후 중심으로 사업 효율화 작업 집중 일본 색조 시장 두각...소비자 선호도 반영하며 현지화 전략 나서 북미, 빌리프·더페이스샵 마케팅..."기존 M&A 구축 인프라 활용"

2024-08-05     신단아 기자
K-뷰티가 중국 현지 수요의 감소로 주춤했던 가운데, LG생활건강은 '선택과 집중'의 경영 전략을 펼치며 중국 화장품 시장에 대응했다. 사진=LG생활건강

[포인트데일리 신단아 기자] 한국 화장품들의 해외 수요가 커지면서 탄탄한 제품 경쟁력을 앞세워 해외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는 국내 뷰티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따르면 한국 화장품 수출액은 2014~2015년 연 2조~3조원에서 지난해 약 11조원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인트데일리는 해외 영토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기업들의 해외 시장 전략을 [글로벌 품는 K뷰티] 기획을 통해 살펴본다. <편집자주>

신뢰할 수 있는 품질로 '차별적 고객 경험'을 내세우고 있는 LG생활건강이 비중국 성장 동력 마련을 위해 일본, 북미 등 해외 시장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의 시장 트렌드에 발맞춘 리브랜딩과 채널 다변화 시도는 양호한 성과로 이어졌다. 

LG생활건강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158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0.4% 증가했다. 매출은 1조7597억원으로 2.7% 감소했지만, 순이익은 1072억원으로 11.2% 늘었다.

화장품과 생활용품 영업이익이 늘었다. 화장품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 줄어든 7596억원, 영업이익은 4.0% 증가한 728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피지오겔, 닥터그루트 등 프리미엄 브랜드의 성장세와 해외 구조조정 효과에 힘입어 생활용품 사업은 영업이익이 22.8% 증가했다.

K-뷰티가 중국 현지 수요의 감소로 주춤했던 가운데, LG생활건강은 '선택과 집중'의 경영 전략을 펼치며 중국 시장에 대응했다. 올해 상반기 더후를 제외한 모든 브랜드의 백화점 매장을 정리하고 더후를 중심으로 사업 효율화 작업에 집중한 것.

2003년 출시된 더후 시리즈는 2018년 국내 화장품 업계 최초로 단일 브랜드 연 매출 2조원을 돌파한 회사의 효자 브랜드다. LG생활건강이 중국 시장에서 더후에 공들인 만큼, 궁중 럭셔리 화장품이라는 차별화 전략이 통하며 중국에서 높은 인기를 톡톡히 얻었다. 

LG생활건강은 중국, 베트남, 싱가포르, 태국 등 인플루언서를 대거 초청해 더후 '비첩 자생 에센스 4세대' 글로벌 론칭 행사를 열고 'K-비첩 투어'를 개최했다. 사진=LG생활건강

더후는 지난해 9월 천기단을 13년 만에 리뉴얼하고 중국 상하이에서 글로벌 리뉴얼 런칭 행사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천기단은 지난해 11월 광군제 때 MZ세대가 많이 찾는 '틱톡(중국명: 도우인)' 채널에서 판매 순위 2위를 기록했다. 전체 뷰티 브랜드 중 더후가 한국 브랜드로 유일하게 판매 순위 10위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올해 4월에는 중국, 베트남, 싱가포르, 태국 등 인플루언서를 대거 초청해 더후 '비첩 자생 에센스 4세대' 글로벌 론칭 행사를 열고 'K-비첩 투어'를 개최하기도 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더후의 리브랜딩과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해 차별화된 효능 가치와 감성 가치, 경험 가치를 확대하고 럭셔리 브랜드로서의 지위를 더 강화할 방침"이라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브랜드의 자산 가치를 제고하며 더후를 중심으로 브랜드와 채널을 선별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은 화장품 선진국인 일본에서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VDL, 글린트, 프레시안 등 색조 브랜드를 중심으로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의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CNP는 일본 소비자의 피부 특성을 반영한 화장품으로 일본 시장을 공략했다. 일본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은 비타민C, 나이아신아미드(미백) 등을 담아 개발하고, 여드름 케어 신제품 'AC-PRO'도 선보였다.

일본 색조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LG생활건강의 색조 브랜드 '글린트'와 '프레시안'은 이달 일본 온라인 쇼핑몰 '큐텐(Qoo10)'이 주최하는 '메가 코스메랜드 2024'에 참여해 신제품을 홍보했다.

LG생활건강의 색조 브랜드 '글린트'와 '프레시안'은 일본 온라인 쇼핑몰 '큐텐'이 주최하는 '메가 코스메랜드 2024'에 참여해 신제품을 홍보했다. 이틀간 열린 팝업스토어에는 약 2만명이 방문하며 인기를 실감케 했다. 사진=LG생활건강

이틀간 열린 팝업스토어에는 약 2만명이 방문하며 인기를 실감케 했다. 유명 뷰티 인플루언서 HYUK(혁)를 비롯해 일본 아이돌, 틱톡커 등 인플루언서 100여명이 글린트와 프레시안 부스를 찾아 제품을 시연했고, 일반 고객을 위해 준비한 샘플 제품 1만여개는 모두 소진됐다.

VDL은 지난해 9월 뷰티 인플루언서 회사원A(일본 채널 회사원J)와 협업 제품을 출시했는데 출시 다음달 일본 온라인 전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82% 성장했다.

이 역시 일본 여성들의 선호도를 반영한 쿠션과 파우더를 개발하며 현지화 전략으로 경쟁력을 강화했다. 이후 VDL은 일본 오프라인 매장에서 입점 요청이 쇄도해 일본 버라이어티숍 등으로 진출하고 있다.

최근 세계 최대 화장품 시장인 북미 시장에서는 빌리프, 더페이스샵 브랜드의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피지오겔, 닥터그루트 등 프리미엄 BPC(Beauty & Personal Care) 브랜드의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더페이스샵은 국내에서 3600만개 이상 팔린 스테디셀러 클렌징 '미감수'를 'Rice Water Bright' 라는 이름으로 북미 시장에 출시해 온·오프라인을 공략하고 있다. Rice Water Bright는 '아마존'에서 후기가 3만개 이상 쌓였고, 7월 '아마존 프라임데이' 기간에는 메이크업 클렌징·오일 부문에서 판매 6위에 오르기도 했다.

빌리프의 '폭탄 크림'은 올해 상반기 기준 전세계적으로 1400만개 이상 판매됐다. '아마존'에서 전년 동기 대비 80% 이상 매출 신장을 기록했고, 지난 6월에는 세포라 온라인몰에서 모이스처라이저 부문 실시간 매출 1위를 기록하는 등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다.

 LG생활건강은 프리미엄 브랜드를 위주로 데일리 뷰티 제품을 미국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피지오겔은 올해 3월부터 아마존과 LG 뷰티몰을 통해 미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북미 시장은 중장기 관점에서 중요한 시장으로 기존 M&A로 구축한 인프라를 활용해 현지 시장 상황과 고객 특성에 맞는 제품과 브랜드를 적극 육성하면서 새로운 M&A를 지속적으로 검토하는 등 사업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