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품는 K뷰티] "세계를 물들인다"...CJ올리브영, 글로벌몰·자체브랜드로 해외 진출 가속화

외국인 매출 비중 90%...명동 타운 매장 쇼핑 필수 코스로 '역직구' 플랫폼 글로벌몰 150여국서 구매...매출 80% 증가 글로벌몰·자체브랜드 사업 병행하는 투트랙으로 영역 넓혀 북미권서 멕시코·아랍에미리트·카자흐스탄 등 구매층 다변화

2024-07-23     신단아 기자
올리브영 5개 매장이 있는 명동 상권의 1분기 매출은 101% 증가했다. 특히 올해 6월 기준 명동타운점은 무려 하루 평균 4000~5000명의 외국인 고객들이 방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올리브영

[포인트데일리 신단아 기자] 한국 화장품들의 해외 수요가 커지면서 탄탄한 제품 경쟁력을 앞세워 해외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는 국내 뷰티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따르면 한국 화장품 수출액은 2014~2015년 연 2조~3조원에서 지난해 약 11조원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인트데일리는 해외 영토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기업들의 해외 시장 전략을 [글로벌 품는 K뷰티] 기획을 통해 살펴본다. <편집자주>

올리브영은 K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핵심 관광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실제로 지난해 올리브영에서 외국인 고객이 사후 면세 혜택(Tax Refund)을 받는 구매 건수는 370만 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관광 목적으로 한국을 찾은 외국인 수가 약 880만 명인 점을 고려하면 방한 관광객 절반가량이 올리브영을 방문한 것이다. 

CJ그룹 내 핵심 축으로 떠오른 올리브영이 외국인 소비자 공략에 집중하는 배경에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당부가 있었다. 올 초 올리브영 본사를 방문한 이 회장은 "단순히 실적이 좋은 것뿐만 아니라, 사업을 준비하고 일하는 방식이 그룹의 다른 회사도 배워야 할 모범'"이라며 올리브영의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이 회장은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온라인에서 성과를 낸 국내 첫 사례인 O2O 서비스를 더욱 발전시켜 국내에서 초격차 역량을 확대하고, 글로벌 공략에 박차를 가해 사업영역을 더 넓혀달라는 메시지를 전한 바 있다. 

올리브영의 1분기 외국인 매출은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263% 증가했다. 국적별로는 중국인 매출이 673% 증가한 것을 비롯해 일본 285%, 미국 230% 등 신장세가 두드러졌다.

5개 매장이 있는 명동 상권과 6개 매장이 있는 홍대 상권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1%, 48% 늘었다. 특히 올해 6월 기준 명동타운점은 무려 하루 평균 4000~5000명의 외국인 고객들이 방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리브영은 최근 매장 개수를 늘리기보다 매장별 유동 인구와 고객 특성을 고려한 지속적인 리뉴얼을 택하고 있다. 명동타운 매장 역시 지난해 11월 외국인을 겨냥한 '글로벌 특화 매장'으로 리뉴얼 오픈했다.

올리브영의 첫 글로벌 특화 매장으로, 외국인 매출 비중이 90%에 이르는 명동 타운 매장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의 뷰티 브랜드들을 모두 체험해볼 수 있는 필수 쇼핑 코스다.

글로벌몰 론칭 첫해인 2019년 12월 3만명 수준이었던 멤버십 회원수는 지난해 12월 기준 120만명을 돌파하며 K뷰티 허브로 자리매김했다. 사진=올리브영 글로벌몰 캡쳐

올리브영은 외국인 매출이 빠른 속도로 늘자 지난 4월 영어, 중국어, 일어 등 16개 언어 통역이 가능한 휴대용 번역기를 전국 매장에 도입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언어 장벽을 개선하고, 더 나은 쇼핑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차원이다. 

올리브영이 해외 소비자를 대상으로 운영중인 '올리브영 글로벌몰' 역시 수출이 급증하면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몰은 전 세계 150여 개국에서 한국 화장품을 구매할 수 있는 '역(逆)직구' 플랫폼이다.

글로벌몰 론칭 첫해인 2019년 12월 3만명 수준이었던 멤버십 회원수는 지난해 12월 기준 120만명을 돌파했다. 실제로 올리브영 글로벌몰의 매출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80% 가량 증가했다. 

운영 초기 북미권 고객이 다수를 차지했던 글로벌몰 매출은 최근 멕시코, 아랍에미리트, 카자흐스탄 등으로 구매객층이 다변화했다.

취급 상품 수도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재작년엔 K팝 카테고리도 신설하면서 작년 말 기준 글로벌몰에서 주문 가능한 상품 수는 2만여 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리브영은 K팝 팬&아티스트 페스티벌 'KCON JAPAN 2024'에서 K뷰티를 알리는 행사 부스를 운영했다. 사진=CJ올리브영

올리브영은 글로벌몰을 키워가는 한편 수출 중심의 자체브랜드 사업을 병행하는 투트랙(two-track)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올리브영은 지난 5월 일본 현지 법인을 설립하며, 법인장으로 20년 이상 경력의 현지 출신 MD를 영입했다. 지리적으로 가깝고 소비 성향이 유사한데다 K뷰티에 관심이 높은 일본을 글로벌 진출을 위한 핵심 전략 국가로 선정하며 공략에 나선 것.

올리브영은 자체 브랜드 로프트(Loft), 프라자(Plaza) 등 일본 오프라인 버라이어티숍과 라쿠텐, 큐텐 등 주요 온라인 채널에 입점시켰다.

이 같은 전략은 현지에서 긍정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올리브영 PB 제품의 일본 매출액은 2020∼2023년 4년간 연평균 125% 증가했다. 올리브영 PB 가운데 바이오힐보 , 웨이크메이크 등 10개 제품이 일본에 진출해 있다.

같은 달 올리브영은 일본에서 열린 'KCON 재팬'에서 자체 색조 브랜드를 알리고, 일본 시장에서 선호할 만한 국내 중소 뷰티 브랜드를 소개하기도 했다. 

올리브영은 중국 사업에도 힘을 주고 있다. 지난해 자체브랜드를 현지 채널에 직접 판매하는 전략을 강화하기 위해 'CJ화장품상무유한공사'를 설립했다. 중국 현지 e커머스 내 브랜드관을 운영하는 리테일 사업을 담당하는 'CJ올리브영 상하이법인'도 운영하고 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가능성 있는 중소기업 브랜드들을 발굴해 이들 브랜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전세계 소비자와의 접점을 다각도로 확대하며 K뷰티 세계화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