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왼손? 여자는 오른손 위로? 성균관이 알려주는 '알쏭달쏭' 설 차례법

"차례상 올리는 과일 종류 정해진 것이 없으니 편하게 고르면 되고 힘들게 전을 부치지 않아도 '홍동백서'나 '조율이시'는 예법을 다룬 문헌에 없는 표현… 특정 과일 준비하라는 의미 아니다"

2023-01-21     신단아 기자
성균관이 설을 앞두고 올바른 세배법을 안내했다. 사진=연합뉴스

[포인트데일리 신단아 기자] 성균관이 설을 앞두고 올바른 세배법을 안내하고, 차례는 간소하게 지내라고 권고했다.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 성균관유도회총본부, 한국유교문화진흥원은 지난 16일 서울 중국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함께하는 설 차례 간소화' 방안을 발표했다.

'배꼽 인사'를 할 때 두 손을 모으는 것과 비슷한 '공수' 자세를 일단 취한 뒤 몸을 숙여서 절하는 것이 예법에 맞다고 알렸다. 또한 차례상에 올리는 과일 종류는 정해진 것이 없으니 편하게 고르면 되고 힘들게 전을 부치지 않아도 된다고 제언했다.

세배 때 하는 절은 '전배'인데 공수 자세를 취한 후 몸을 굽혀 절을 하면 된다. 공수는 전통 예절에서는 일반적으로 손을 앞으로 맞잡아 공손한 자세를 취하는 것으로 남자는 왼손이 위로 가도록, 여자는 오른손이 위로 가도록 포갠다. 

공수를 한 상태에서 몸을 굽혀 손을 바닥에 대고 왼쪽 무릎, 오른쪽 무릎 순으로 바닥에 닿게 한 후 손등에 닿을 듯 말 듯하게 머리를 숙인다. 일어설 때는 오른쪽 무릎을 먼저 바닥에서 떼고, 두 손을 오른쪽 무릎 위에 올린 후 왼쪽 다리를 펴며 일어선다. 일어선 후에는 공수한 상태에서 가볍게 고개를 숙이는 '읍'을 한다.

공수는 평상시에 서서 하는 인사인 '입배'에서도 활용된다. 공수 상태에서 상대를 향해 허리를 구부리면 된다. 대략 30∼45도 정도 굽히면 충분하고 지나치게 많이 구부릴 필요는 없다.

또한 차례상에 대해서는 '간소화' 원칙을 재차 강조했다. 성균관은 떡국, 나물, 구이, 김치, 술(잔), 과일 4종 등 9가지 음식을 올린 차례상을 보기로 제시했다. 송편 대신 떡국을 준비한 것이 추석 차례상과의 차이점이다.

성균관은 "기름에 튀기거나 지진 음식은 차례상에 꼭 올리지 않아도 된다. 전을 부치느라 고생하는 일은 인제 그만두셔도 된다"고 강조했다. 차례상에 올리는 과일의 종류는 정해진 것이 없으니 "네 가지부터 여섯 가지까지 편하게 놓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홍동백서(제사상에 붉은 과일은 동쪽에 흰 과일은 서쪽에 놓는 일)'나 '조율이시(대추·밤·배·감)는 예법을 다룬 문헌에 없는 표현이라고 선을 그었다. 작년에 간소화를 제안할 때 보여준 차례상에 밤, 사과, 배, 감이 있었는데 이는 예시일 뿐 특정 과일을 준비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성균관 관계자는 강조했다.

고인의 이름과 제사 지내는 사람의 관계 등을 종이에 적은 '지방' 대신 사진을 놓고 차례를 지내도 되며 차례와 성묘 중 어느 것을 먼저 할지는 가족이 의논해서 정하라고 성균관은 덧붙였다. 이번에 제안한 것은 명절 약식 제사인 차례에 관한 것이며 정식 제사를 어떻게 할지는 추후 발표다.